집을 갈아타기 위해 새집을 먼저 사면 한동안 집이 두 채가 될 수 있다. 이른바 ‘일시적 2주택’이다. 이럴 경우 일정한 요건을 갖추면 기존 집을 팔 때 1세대 1주택으로 인정받아 양도소득세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그런데 새로 산 집에 기존 세입자가 살고 있어 실제로 이사하지 못했다면 어떻게 될까. 법원은 주택을 팔 당시 법에서 요구했던 전입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면 일시적 2주택 비과세 특례를 적용받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다만 기존 임대차계약 때문에 실제 입주하기 어려웠던 사정 등을 고려해 약 7952만원의 가산세는 취소했다. 수원지방법원은 지난 8월 26일 일시적 2주택 비과세 적용 여부가 쟁점이 된 양도소득세 사건(2026-구단-1047)에서 이같이 판단했다. 세무당국이 부과한 2022년 귀속 양도소득세 3억1723만8020원 가운데 가산세 7952만1075원은 취소하고 나머지 청구는 기각했다. ◇ 새집 샀는데 세입자가 살고 있었다 사건은 A씨 부부가 집을 갈아타는 과정에서 시작됐다. A씨는 기존 주택을 보유하고 있었고, 이후 배우자가 새로운 주택을 매입했다. 문제는 새집에 이미 세입자가 거주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배우자는 주택을 사면서 기존 집주인과 세입자가 맺은 임대차계약까지 승계했다. 해당 임대차계약의 종료 시점은 2023년 5월이었다. 이후 A씨는 2022년 4월 기존 주택을 11억7500만원에 매도했다. A씨는 새집으로 갈아타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2주택이 된 것이라고 보고 ‘일시적 2주택’ 특례를 적용해 양도소득세를 비과세로 신고했다. 하지만 세무당국의 판단은 달랐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현재의 일시적 2주택 규정이 아니라 A씨가 기존 집을 팔았던 2022년 당시 규정이다. 당시에는 조정대상지역에 기존 주택을 가진 사람이 조정대상지역의 새 주택을 취득한 경우 일정 기간 안에 기존 주택을 처분하는 것뿐 아니라 새집으로 세대원 전원이 이사하고 전입신고까지 마쳐야 비과세 특례를 받을 수 있었다. 새집에 기존 세입자가 살고 있는 경우에는 임대차계약 종료일까지 일정 범위에서 기한을 연장해주는 예외가 있었다. 다만 신규주택을 취득한 뒤 갱신한 임대차계약은 인정하지 않았다. 세무당국은 A씨가 이 같은 전입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보고 비과세 적용을 배제했다. 이에 2025년 가산세를 포함해 3억1723만8020원의 양도소득세를 부과했다. ◇ 배우자는 전입신고했지만…법원 “형식적 전입” A씨는 실제 투기를 목적으로 집 두 채를 보유한 것이 아니라 집을 옮기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2주택자가 됐다고 주장했다. 특히 새집에는 기존 세입자가 살고 있었고 가족의 건강과 자녀 학업 등의 사정도 있었다. 따라서 실질적으로 1주택자의 주거 이전 과정으로 봐 비과세를 적용해야 한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A씨 배우자가 새집으로 전입신고를 한 사실은 있었다. 하지만 당시에도 기존 세입자가 해당 주택에 거주하고 있었다. 법원은 주택 취득 경위와 임대차계약, 실제 거주 여부 등을 종합해 배우자의 짧은 전입신고가 비과세 특례를 적용받기 위한 형식적인 전입에 불과하다고 판단했다. 결국 A씨 가족이 새집으로 실제 이사했다고 볼 수 없어 당시 법에서 요구했던 일시적 2주택 비과세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결론이다. ◇ 전입요건 곧 폐지됐지만…A씨 거래에는 적용 안 돼 A씨에게 불리하게 작용한 전입요건은 얼마 지나지 않아 폐지됐다. 정부는 2022년 5월 31일 소득세법 시행령을 개정하면서 조정대상지역 내 일시적 2주택에 적용하던 신규주택 전입요건을 없앴다. 다만 개정 규정은 2022년 5월 10일 이후 종전주택을 양도하는 경우부터 적용하도록 했다. 5월 10일 전에 종전주택을 양도한 경우에는 종전 규정을 적용하도록 했다. A씨가 기존 주택을 양도한 것은 같은 해 4월이었다. 따라서 개정된 규정의 적용 대상이 아니었다. A씨 측은 이후 전입요건이 삭제된 점 등을 들어 바뀐 규정을 자신의 거래에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은 개정 규정을 시행 전 거래에 소급해 적용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전입요건 삭제 역시 기존 규정의 위법성을 바로잡기 위한 조치라기보다 조세감면 혜택의 범위를 조정하기 위한 입법재량의 행사로 봤다. ◇ 양도세는 남았지만…가산세 7952만원 취소 다만 법원은 가산세에 대해서는 A씨의 손을 들어줬다. 일시적 2주택 비과세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만큼 양도소득세 자체를 부과한 것은 문제가 없지만, 세금을 제대로 신고·납부하지 않은 책임까지 물어 가산세를 부과할 수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라고 봤다. 법원은 기존 임대차계약이 A씨 가족의 새집 입주를 가로막는 주요 장애물이었던 점에 주목했다. 또 A씨가 양도소득세를 신고할 당시 새집으로 이사하지 못하면 비과세 특례를 적용받지 못한다는 사실을 미리 충분히 알기 어려웠고, 가산세를 언제부터 계산해야 하는지를 놓고도 법 해석상 다툼의 여지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결국 새집은 경매로 넘어가 2025년 3월 기존 세입자가 낙찰받았고 A씨 가족은 해당 주택에서 실제로 거주하지 못했다. 법원은 이 같은 사정을 종합해 기존 임대차계약이 끝날 때까지 A씨가 이사와 전입신고를 하지 못한 데에는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가산세 7952만1075원을 취소했다. 이에 따라 당초 부과된 3억1723만8020원 가운데 가산세를 제외한 2억3771만6945원의 부과처분은 남게 됐다. 이번 판결은 일시적 2주택 비과세 적용이 부인되더라도 가산세까지 당연히 인정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납세자가 세법상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못한 데 ‘정당한 사유’가 있었는지는 본세 부과와 별도로 판단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이번 사건은 2022년 당시 존재했던 전입요건이 적용된 사건으로, 현재 일시적 2주택 비 과세 요건과는 차이가 있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참고 : 수원지방법원 2026-구단-1047]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대법원이 '사기 조직원이 체포 직전 공범에게 자기 휴대전화를 숨기게 하고, 공범 역시 본인의 처벌을 우려해 증거은닉에 나섰다면 이를 시킨 사람도 처벌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놨다. 형법은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의 형사사건 등에 관한 증거를 은닉했을 때 등만 처벌한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2026년 8월 12일 사기·증거은닉교사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사기죄로 징역 1년을 선고하고 증거은닉교사죄를 무죄로 본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2026도8541). 사실관계를 보면 A씨는 부업 알바 사기 조직의 계좌 모집책이자 전달책으로 활동하던 중 2025년 3월 피해자가 송금한 750만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사기)를 받았다. 같은 해 7월 A씨는 라오스에서 귀국하던 중 '관계기관에서 신병을 인계받고자 한다'는 승무원 말을 듣자 체포를 예감하고 옆자리에 앉아있던 공범 B씨에게 휴대전화를 건네며 "정리 후 어머니에게 전달하라"고 지시한 혐의(증거인멸교사)도 있다. B씨는 A씨 체포 직후 A씨와 나눈 대화를 스스로 지운 후 A씨의 모친에게 연락하고 A씨 외삼촌에게 휴대전화를 전달했다. B씨는 증거은닉과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확정받았다. 쟁점은 B씨를 증거은닉죄, A씨를 증거은닉교사죄로 처벌할 수 있는지였다. 형법 155조는 타인의 형사사건 또는 징계사건에 관한 증거를 인멸·은닉·위조 또는 변조했을 때 처벌하도록 한다. 자신이 직접 형사·징계 처분을 받을 처지에 놓여 자기 이익을 위해 증거를 인멸·은닉한 행위는 처벌 대상이 아니다. 1심은 A씨의 사기, 증거은닉교사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1년을 선고했다. 2심은 사기죄로 징역 1년을 유지하면서도 증거은닉교사죄는 무죄로 판단했다. 2심 재판부는 A씨가 B씨의 도움 없이는 증거를 숨길 방법이 없었던 만큼 이를 시킨 A씨의 행위도 결국 '자신이 한 증거은닉 행위'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B씨는 1심에 이어 2심에서 증거은닉 및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상고하지 않아 형이 확정됐다. 대법원은 A씨 상고심에서 2심 판단에 일부 부적절한 부분은 있으나, A씨를 증거은닉교사죄로 처벌할 수 없다고 본 결론은 타당하다며 검사의 상고를 기각했다. 대법원은 B씨가 부탁받았더라도 본인 판단에 따라 휴대전화를 보관·전달한 A씨가 그를 이용해 직접 증거를 은닉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고 봤다. 대신 "자신이 직접 형사·징계 처분을 받게 될 것이 두려워 증거를 은닉했다면, 그 행위가 동시에 다른 공범자 증거를 은닉한 결과가 되더라도 이를 증거은닉죄로 다스릴 수 없다"는 법리를 들었다. 즉, B씨 역시 스스로 형사처분을 받을 만한 사정이 있었다면 A씨의 휴대전화를 숨겼더라도 이는 '자기 증거은닉'으로서 처벌 대상으로 볼 수 없다는 판단이다. 이로써 "B씨의 행위는 A씨 형사사건에 관한 증거를 은닉한 결과가 된다고 하더라도 증거은닉죄로 다스릴 수 없는 경우에 해당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며 "그 경우 이를 교사한 A씨에 대한 증거은닉교사죄도 성립할 수 없다"고 짚었다. 대법원은 "원심 판단 중 일부 적절하지 않은 부분은 있으나, A씨 행위를 증거은닉교사로 처벌할 수 없다고 본 결론은 타당하다"고 기각 이유를 밝혔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내에서 판매할 축구용품을 자신이 사용할 물건인 것처럼 들여와 관세를 면제받은 온라인 판매업자에게 세관이 뒤늦게 세금을 부과했다. 업자는 수입신고를 하지 않은 것은 맞지만, 세관이 세금을 부과할 수 있는 법정 기한이 이미 지났다며 반발했다. 세관이 누락된 관세를 새로 부과할 수 있는 법적 기한을 ‘부과제척기간’이라고 한다. 이 기간이 지나면 과세관청은 세금을 더 이상 부과할 수 없다. 관세법상 부과제척기간은 원칙적으로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날부터 5년이다. 다만 부정한 방법으로 관세를 피하거나 면제받은 경우에는 그 기한이 10년으로 늘어난다. 결국 단순히 신고를 빠뜨린 것인지, 아니면 면세 제도를 악용해 판매용 물품을 개인용으로 위장한 것인지에 따라 과세 여부가 갈리는 상황이었다. 전자라면 이미 과세 기한이 지났지만, 후자라면 여전히 세금을 물릴 수 있기 때문이다. 사건의 발단은 이렇다. 한 인터넷 쇼핑몰 운영자는 2018년 9월부터 2019년 9월까지 영국에서 국제우편을 통해 축구용품 661점을 들여왔다. 반입 횟수는 458차례에 달했다. 판매업자는 별도의 수입신고 없이 물품을 받으며 관세 등을 면제받았다. 당시 규정상 물품가격이 미화 150달러 이하이면서 개인이 직접 사용할 ‘자가사용’ 물품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관세를 면제받을 수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 판매할 목적으로 들여오는 물품은 정식 수입신고 대상이다. 가격이 낮더라도 판매용 물품은 소액면세의 혜택을 적용 받을 수 없다. 세관 조사 결과 해당 물품들은 개인이 쓸 물건이 아니라 쇼핑몰에서 판매하기 위한 상품으로 확인됐다. 세관은 2019년 11월 판매업자를 관세법 위반(밀수입) 혐의로 고발했다. 형사재판에서는 유죄가 인정됐으나, 법원은 벌금과 추징금의 선고를 미루는 ‘선고유예’ 판결을 내렸고 이 판결은 2021년 2월 확정됐다. 이후 인천공항세관은 2024년 12월 13일 판매업자에게 관세와 부가가치세, 가산세를 부과했다. 마지막 수입일로부터도 5년이 지난 시점이었다. 판매업자는 과세 기한이 끝났다며 이의신청을 거쳐 2025년 4월 조세심판원에 심판청구를 제기했다. 조세심판원의 결정이 짚은 핵심은 다음 네 가지다. ◇ ‘단순 무신고’ 항변 배척…“개인용 위장은 명백한 부정행위” 판매업자는 수입신고를 하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부정행위라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대금을 모두 카드로 결제해 거래 내역을 확인할 수 있었고,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느라 택배를 직접 받기 어려워 가족과 지인의 명의를 빌렸을 뿐 세금을 피하려고 거래를 은닉하지는 않았다는 논리다. 하지만 심판원은 신고 누락 자체가 아니라 면세 제도를 이용한 반입 방식에 주목했다. 판매업자는 소액 자가사용 우편물에 관세가 면제된다는 점을 이용해, 실제로는 판매용인 물품을 자신과 지인 명의로 나눠 받아 인터넷에서 판매했다. 심판원은 이를 단순한 무신고가 아니라 부정한 방법으로 관세를 면제받은 행위로 판단했다. 따라서 적용되는 부과제척기간은 5년이 아닌 10년이다. 마지막 수입 이후 5년이 지났더라도 10년 이내에 이뤄진 과세인 만큼, 기한이 끝났다는 이유로 세금을 취소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 과세전통지 취소 논란…“애초 대상 아니므로 절차 하자 없어” 업자는 세관이 사전 심사 기회를 없애고 세금을 부과해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세관은 2024년 11월 과세전통지를 보내면서 과세전적부심사를 청구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 판매업자가 이에 따라 심사를 청구하자, 세관은 해당 통지를 직권 취소했고, 관세심사위원회도 심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심판원은 이 처분이 법에서 정한 과세전통지 대상인지부터 살폈다. 관세법상 과세전통지는 납세자가 이미 신고한 세액을 경정하거나 부족한 세금을 징수할 때 거치는 사전 절차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수입신고 자체가 없었던 물품에 대해 세관장이 관세법 제39조 제1항에 따라 직접 세액을 결정해 부과한 경우였다. 심판원은 해당 처분이 과세전통지와 적부심사 대상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세관이 착오로 통지했다가 취소했더라도 과세 처분 자체에 절차적 하자가 생기지는 않는다고 판단했다. ◇ 형사재판 확정 후 4년 만의 과세…“지연가산세 감면 근거 없어” 업자는 세관이 과세를 늦춘 기간에 불어난 가산세까지 부담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형사판결은 2021년 2월 확정됐는데 세관이 3년 10개월 동안 고지를 미루다 뒤늦게 세금을 매겼고, 선고유예 후 2년이 지나 형법상 면소 간주 효력이 발생한 시점도 지났다는 점을 들었다. 하지만 심판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과세관청은 법정 부과제척기간 안에서 세금을 부과할 수 있으며, 형사판결이 확정됐거나 선고유예 기간이 지났다는 사정만으로 가산세를 면제할 법적 근거가 없다는 이유다. 해당 가산세는 수입신고 없이 물품을 반입한 뒤 관세 납부가 늦어진 기간에 따라 법률 규정에 맞춰 계산되는 금액이다. 심판원은 형사사건의 마무리와 관세 납부 지연에 따른 행정상 책임은 별개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 ‘선고유예’는 처벌 아냐…관세 무신고가산세율 40%→20% 감경 다만 세관의 처분이 전부 유지된 것은 아니다. 관세 무신고가산세율에서는 결론이 갈렸다. 관세법은 수입신고 없이 들여온 물품에 관세액의 20%를 가산세로 부과하되, 밀수출입죄로 ‘처벌받은 경우’ 등에는 40%를 적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세관은 판매업자의 밀수입 혐의가 형사재판에서 인정됐으므로 처벌받은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고 40%를 매겼다. 그러나 심판원은 조세법률주의에 따라 법 조문을 엄격하게 해석해야 한다고 봤다. 해당 조항의 ‘처벌’은 형의 선고를 전제로 하므로, 형의 선고를 미루는 선고유예까지 처벌에 포함해 가산세율을 높일 수는 없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심판원은 관세액의 40%로 부과된 무신고가산세를 20%로 낮추도록 했다. 반면 부가가치세에 붙은 부정무신고가산세율 60%는 그대로 유지됐다. 부가세 무신고가산세의 세율과 적용 요건에는 국세기본법의 별도 기준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국세기본법은 해외 상대방과의 국제거래 등 역외거래에서 부정행위로 신고하지 않은 경우, 신고하지 않은 납부세액의 60%를 가산세로 부과하도록 정하고 있었다. 심판원은 판매용 물품을 개인용으로 위장해 면세받은 행위를 이미 부정행위로 인정한 만큼, 부가세 무신고가산세율까지 낮출 이유는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결론적으로 심판원은 판매용 축구용품을 개인용으로 위장해 들여온 행위를 부정행위로 인정해 10년의 부과제척기간과 과세 처분을 유지했다. 다만 선고유예를 받은 납세자에게 형사 처벌을 전제로 40%의 무거운 관세 가산세율을 매긴 것은 위법하다며 이를 20%로 낮춰 세액을 다시 계산하도록 결정했다. [참고 심판례: 2025관0043]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대법원이 '법이 개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같은 그룹 내 다른 계열사에서 적립한 포인트로 결제시 여기에 부가가치세를 매기는 것은 위법하다'는 판단을 내놨다. 2017년 2월 7일 포인트 결제액을 공급가액에 포함시키는 시행령 개정이 있었지만, 그 근거가 되는 부가가치세법 개정안이 본격 시행된 2018년 1월 1일 이전엔 효력이 없다고 본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지난 7월 판례를 재확인한 판결이다. 대법원 1부(주심 신숙희 대법관)은 영등포·대구 민자역사와 백화점을 운영하는 롯데그룹 계열사 롯데역사가 영등포·북대구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부가가치세 경정 거부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의 원심판결을 지난달 확정했다. 롯데그룹 계열사는 제휴 계약을 통해 그룹 통합 멤버십인 '엘포인트'를 적립·결제할 수 있는 제도를 운용해왔다. 롯데역사는 지난 2017년 4∼6월 고객들이 자사 영업점에서 사용한 타계열사 적립 엘포인트 4억8천만원 상당이 부가세 과세표준에 포함되지 않는 '에누리액'(할인분)에 해당한다며 이를 환급해달라는 경정청구를 했다. 과세당국이 경정청구를 거부하자 롯데역사는 이에 불복해 소송을 냈다. 구 부가가치세법은 구입 당시 일정액을 빼주는 '에누리액'(할인분)은 과세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정하면서도, 포인트와 같은 세부 사항에 대한 과세 방식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위임했다. 그러던 중 2016년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포인트 결제액은 에누리액에 해당해 과세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한 뒤 시행령과 부가가치세법이 시차를 두고 개정되면서 혼란이 빚어졌다. 정부가 포인트 결제액에 대한 부가세 부과 근거를 마련하고자 2017년 4월 시행령을 먼저 마련한 뒤 그해 12월 뒤늦게 위임 근거가 되는 부가가치세법을 개정한 것이다. 2017년 4월 적용된 개정 시행령은 포인트 결제액을 두 가지로 분류해 달리 과세하도록 정했다. 자사가 직접 적립한 '자기 적립 마일리지'는 부가세 대상에서 제외하되, 제휴사 등 제3자가 적립해준 포인트로 결제한 매출액은 해당 금액을 제3자로부터 보전받는 경우 공급가액에 포함해 부가세 과세 대상이라고 봤다. 이번 소송의 쟁점도 시행령과 상위법이 엇박자가 난 기간 시행령의 효력이 무효가 되는지 여부였다. 1심은 개정 시행령 조항이 구 부가가치세법의 위임 범위 내에 있다며 과세당국의 과세가 적법하다고 봤지만 항소심 판단은 달랐다. 항소심은 포인트의 실질이나 성질이 에누리액에 해당한다고 봤다. 이로써 포인트 결제액에 과세하는 것은 에누리액에 과세하는 것이므로 모법에 반한다고 판단, 영등포세무서는 약 1825만원, 북대구세무는 약 2421만원을 롯데역사에 환급하라 판결했다. 대법원도 지난 7월 전원합의체 판례와 같은 취지에서 2심 판단을 그대로 유지, 원고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새로운 입법적 결단에 기한 법률 개정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대통령령만으로 과세 범위를 확대한 시행령 조항은 조세법률주의에도 위배된다"고 했다. 모법의 위임 범위를 벗어나 행정 입법으로 과세요건을 확대한 것은 조세법률주의에 위배돼 무효라는 기존 법리를 재차 확인한 것이다. 대법원은 원심이 이 사건 포인트 결제액이 부가세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본 것이 정당하고, 시행령 조항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도 없다고 판시했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대법원이 '검찰수사관이 검사의 지휘로 수사에 착수했다면, 다른 검사가 추가 수사한 뒤 기소하더라도 ‘수사·기소 분리 원칙’ 위반이 아니다'라는 판단을 내놨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마용주 대법관)는 8월 13일 전직 교수 A 씨 등의 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 사건 상고심에서 공소기각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에 돌려보냈다(2026도1670). 사실관계를 보면 C대학교 미술대학원 원장으로 근무하던 A 씨는 2019년 강의를 수강한 대학원생 B 씨로부터 현금 3천만원을 받았다. 이 사건은 감사원이 2022년 7월 검찰에 수사를 요청하면서 수사가 시작됐다. 서울중앙지검 소속 A 검찰수사관은 B 검사의 지휘를 받아 같은 해 8월 수사에 착수했다. 이어 C 검사의 지휘를 거쳐 2024년 2월 D 검사에게 사건을 송치했다. D 검사는 추가 수사한 뒤 같은 해 8월 이들을 기소했다. 검찰청법 4조 2항은 "검사는 자신이 수사개시한 범죄에 대하여는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 다만 사법경찰관이 송치한 범죄에 대하여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규정하고 있다. 재판 과정에서 차씨와 김씨 측은 이 사건 수사는 D 검사가 개시한 것이며, 검찰청법을 위반했으므로 무효라고 주장했다. 반면 검찰은 "이 사건은 사법경찰관(검찰수사관)이 송치한 사건이고, D 검사는 이를 송치받아 보완수사를 한 후 공소 제기한 것"이라면서 위법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2심 재판부는 "이 사건 수사를 개시한 검사는 D 검사"라며 위법하다고 봤다. 이어 "사법경찰관의 직무를 행하는 검찰청 직원은 독립된 수사 주체가 아니고 검사의 지휘를 받아 수사하는 검사의 수사 보조자에 불과하다"며 "사건을 '송치'할 수 있는 독립적인 지위에 있지 않다"고 했다. 대법원은 반대로 D 검사의 공소제기가 적법해 유효하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검찰수사관의 수사는 검사의 수사를 보조할 뿐"이라면서 "검찰수사관이 어떤 범죄에 관한 수사에 착수했다고 하더라도, 이는 검찰수사관의 수사개시가 아닌 '검사 자신의 수사 개시'에 해당한다"고 봤다. 이 사건 범죄는 수사를 개시한 검사와 사건을 송치받아 추가로 수사를 하고 공소를 제기한 검사가 다르기 때문에 검찰청법 제4조 제2항 본문의 ‘검사 자신이 수사 개시한 범죄’에 대하여 공소를 제기한 것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앞서 대법원은 지난 7월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지방 공무원 사건에서도 같은 취지로 판단했다. 당시 검찰은 E 검사 지휘를 받는 검찰수사관이 수사를 개시했고, E 검사가 사건을 송치받아 기소했으므로 검찰청법을 위반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검찰수사관의 역할이 사법경찰관과 비슷하다는 논리였으나 대법원은 이 사건 수사는 E 검사가 개시했다면서 공소기각돼야 한다고 짚었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600억원대 무차입 공매도로 169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글로벌 투자은행(IB)이 금융당국의 처분에 불복하는 소송을 냈지만 행정법원이 금융당국의 손을 들어줬다. 법원은 담보로 제공된 주식이라도 계약에 따라 소유권이 이전될 수 있으며, 주식을 빌려주고 돌려받기 전에 매도한 경우 공매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공현진 부장판사)는 UBS(옛 크레디트스위스)가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를 상대로 낸 과징금부과 처분 취소 소송에서 최근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이번 소송은 UBS가 인수한 크레디트스위스의 무차입 공매도 행위에서 비롯됐다. 증선위는 2024년 7월 크레디트스위스가 보유하지 않은 상태에서 603억3천만원 규모의 주식을 매도해 자본시장법을 위반했다고 보고 169억4천여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크레디트스위스 계열사에 부과된 과징금까지 합치면 전체 규모는 약 271억원으로, 2021년 무차입 공매도에 대한 과징금 제도가 도입된 이래 역대 최대 규모다. UBS는 문제의 주식이 일반적인 차입 주식과 다르다는 점을 주요 근거로 들었다. 국내 증권사에 제공한 주식은 대여 목적이 아니라 담보로 맡긴 것이어서 소유권은 여전히 크레디트스위스에 있었다는 주장이다. 주식을 매도했더라도 결제 전 중도 상환 요청인 '리콜'을 통해 주식을 돌려받을 수 있었던 만큼 무차입 상태에서 매도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주장도 폈지만 재판부는 두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담보로 제공된 주식이라는 사실만으로 소유권이 크레디트스위스에 남아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봤다. 담보 설정이라는 거래 목적과 실제 소유권의 귀속은 별개의 문제이며, 구체적인 계약 내용과 법적 형식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크레디트스위스가 국내 증권사에 주식을 빌려주는 과정에서 소유권이 이전됐다고 판단했다. 이후 해당 주식을 돌려받기 전에 매도한 만큼 무차입 공매도에 해당한다고 본 것이다. 리콜을 통해 결제 시점 전에 주식을 확보할 수 있었다는 주장 역시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중도 상환 요청을 하더라도 결제일까지 실제 주식이 반환될 것이라고 확실하게 보장할 수 없었다고 판단했다. 과징금 규모가 지나치게 크다는 주장도 기각됐다. 재판부는 당초 해당 행위에 대한 과징금이 338억9000여만원으로 산정됐지만, 문제가 된 공매도가 UBS와 크레디트스위스의 합병 전에 발생한 점 등을 고려해 50% 감경된 사실을 고려했다. 재판부는 169억4000여만원의 과징금이 위법행위의 정도에 비해 과도한 수준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대법원이 '영화관이 시청각장애인들에게 화면해설과 자막, 수신기기 등을 제공하지 않은 것은 장애인차별금지법상 금지되는 차별행위에 해당한다'는 판단을 내놨다. 소송이 제기된 지 10년 만에 나온 결론이다. 대법원 민사1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9월 3일 시각·청각장애인 A 씨 등 4명이 CGV·롯데시네마·메가박스를 상대로 낸 차별구제 청구소송 상고심(2022다203507)에서 원심의 원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사실관계를 보면 시각장애인과 청각·언어장애인인 원고들은 2016년 피고들이 영화를 상영하면서 화면 해설과 자막, 수신기기와 서버를 제공하지 않는 것은 장애인차별금지법이 금지하는 차별이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피고들이 화면 해설, 자막과 이를 재생할 장비를 제공하는 것이 과도한 부담이거나 현저히 곤란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해서다. 1심은 피고들이 상영 방식을 구분하지 않고 화면 해설, 자막, FM 보청기기와 영화 관련 정보를 모두 제공하라고 했다. 항소심은 역시 장애인들을 위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 것은 차별행위라는 1심 판단을 유지했지만 이들을 위한 편의제공 범위는 축소했다. 지난 2021년 11월, 배리어프리 영화 상영 의무를 300석 이상 상영관에서 총 상영 횟수의 3%로 제한했다. 그 이상은 피고들에게 과도한 부담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대법원은 상고 접수 약 5년, 1심 소송 제기 약 10년 만에 "피고들이 원고들에게 화면해설·자막, 그 수신기기 등을 제공하지 않은 것은 장애인차별금지법상 금지되는 차별행위에 해당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이날 대법원은 "원심이 상영 횟수와 상영관의 범위 기준을 중첩적으로 적용한 것은 피고들의 재정적 부담만을 과도하게 고려한 것으로 수긍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또 "원심은 비장애인에게 과도한 혼란을 초래하지 않으면서도, 장애인에 대한 문화적 차별 철폐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기준은 무엇인지와 장애인이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영화를 즐길 수 있도록 해 사업자들의 재정적 부담을 줄일 수단은 없는지를 살폈어야 했으나 그러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장애인 권리를 실질적으로 보장하려면 사회·국가적 차원에서 적극적 조치가 요구된다"며 "헌법이 개인과 기업의 재산권·경제상 자유 등을 보장하더라도 일정한 범위에서 이런 자유를 제한하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선고는 사상 처음으로 원고들을 위해 '이해하기 쉬운(Easy-Read) 판결서를 일반 판결문과 함께 제공했으며, 청각장애인 및 청각·언어장애인인 원고들을 위한 수어통역도 지원됐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불법 도박사이트 이용자의 계좌에 들어온 돈이라도 실제 도박 당첨금인지 확인되지 않은 금액까지 모두 기타소득으로 과세해서는 안 된다는 국세청 판단이 나왔다. 다만 도박으로 얻은 당첨금 자체는 불법 여부와 관계없이 기타소득에 해당하고, 필요경비 역시 전체 베팅금이 아니라 당첨된 게임에 실제 투입한 금액만 인정된다고 봤다. 국세청의 최근 과세전적부심사 결정에 따르면 국세청은 납세자 A씨가 제기한 종합소득세 과세전적부심사에서 청구를 일부 받아들였다. 쟁점은 A씨 명의 계좌에 입금된 9억3910만원을 모두 불법 도박에 따른 기타소득으로 볼 수 있는지와 도박에 투입한 베팅금을 어느 범위까지 필요경비로 인정할 수 있는지였다. 앞서 과세당국은 A씨가 근무하던 부산 소재 호텔에 대한 확인 과정에서 고객들이 A씨 명의 계좌로 숙박비를 입금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 과정에서 2019년 A씨 계좌에 들어온 금액 가운데 9억3910만5744원이 불법 도박과 관련된 입금액으로 파악됐다. 과세당국은 해당 금액 전부를 사행행위에 참가해 얻은 재산상 이익으로 보고 기타소득으로 분류했다. 이에 따라 2026년 2월 A씨에게 가산세 2억3701만원을 포함한 2019년 귀속 종합소득세 5억9534만원을 과세하겠다고 예고했다. A씨는 이에 불복해 과세전적부심사를 청구했다. A씨 측은 계좌 입금액 전부를 실제 도박소득으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도박사이트에서 환급받은 돈을 다시 계좌에 넣고 사이트에 충전해 재차 베팅하는 방식으로 자금이 반복적으로 움직였기 때문에 계좌의 총입금액은 실제 경제적 이익이 아닌 단순 자금회전 규모에 가깝다는 설명이다. 실제 A씨 계좌의 2019년 총입금액과 총출금액은 각각 약 10억8100만원으로 비슷했고, 연간 잔액 증가액은 866원에 그쳤다. A씨는 자신의 다른 은행 계좌에서 이체한 돈과 ATM을 통해 직접 넣은 현금도 과세당국이 도박소득에 포함했다고 주장했다. 이들 금액은 도박사이트에 다시 충전하기 위한 자금일 수는 있지만 사이트에서 받은 당첨금은 아니라는 입장이었다. A씨는 도박에 투입한 베팅금도 필요경비로 공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A씨가 제출한 일부 게임 내역에는 배당률 1.95배인 게임에 129차례에 걸쳐 총 12억9000만원을 베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86차례, 베팅금 8억6000만원 상당이 적중했고 당첨금은 16억7700만원이었다. 반면 과세당국은 A씨 계좌에 들어온 불법 도박 관련 금액을 기타소득으로 보는 데 문제가 없다고 맞섰다. 도박사이트에서 환급받은 돈을 다시 베팅했다고 하더라도 각각의 도박은 별개의 거래이고, 당첨돼 환급받은 순간 재산상 이익이 발생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취지다. 필요경비 역시 과세기간 동안 투입한 전체 베팅금이 아니라 실제 당첨된 도박에 투입한 금액으로 한정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국세청은 양측 주장을 검토한 결과 A씨 계좌에 들어온 금액 전부를 기타소득으로 본 것은 잘못이라고 판단했다. 우선 A씨가 인터넷 도박사이트를 통해 얻은 수익 자체는 소득세법상 기타소득에 해당한다고 봤다. 소득세법은 사행행위에 참가해 얻은 재산상 이익을 기타소득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해당 행위가 적법한지 불법한지는 따로 고려하지 않는다. 국세청은 또 도박행위가 각각 독립적으로 이뤄지는 만큼 A씨가 개별 게임에서 결과를 적중해 수익을 얻었다면 그때마다 기타소득이 발생한다고 판단했다. 당첨금을 다시 베팅에 사용했다는 이유만으로 앞서 발생한 소득 자체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다만 A씨 계좌에 입금된 금액 가운데 A씨 본인의 다른 계좌에서 이체된 1억2059만4254원과 ATM을 통해 입금된 1억4685만5000원은 판단을 달리했다. A씨가 이용한 도박사이트는 등록된 계좌를 통해서만 충전과 환급이 가능했고, 사이트에서 지급된 환급금 역시 등록 계좌로 직접 들어오는 구조였다. 이에 국세청은 다른 본인 명의 계좌에서 옮긴 돈이나 ATM으로 직접 입금한 현금은 도박을 위한 베팅 재원이 될 수는 있어도 도박사이트에서 지급한 환급금이라고 볼 근거는 없다고 판단했다. 결국 두 금액을 합한 2억6744만9254원은 기타소득에서 제외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과세당국이 당초 도박 관련 입금액으로 본 9억3910만5744원 가운데 기타소득으로 남는 금액은 6억7165만6490원이 됐다. 그러나 A씨가 주장한 전체 베팅금의 필요경비 인정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국세청은 도박 관련 기타소득에서 필요경비로 인정할 수 있는 금액은 당첨되지 않은 게임까지 포함한 전체 베팅금이 아니라 실제 결과를 적중해 수익을 얻은 게임에 투입된 베팅금으로 한정된다고 판단했다. A씨가 제출한 자료상 당첨금은 16억7700만원, 해당 당첨금을 얻기 위해 적중한 게임에 투입한 베팅금은 8억6000만원이었다. 이를 뺀 금액은 8억1700만원으로, 타계좌·ATM 입금액을 제외한 기타소득 6억7165만원보다도 많았다. 이에 국세청은 추가로 베팅금을 필요경비에 반영해 소득금액을 더 낮춰야 한다는 A씨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가산세를 감면해 달라는 주장도 기각됐다. A씨는 도박 수익에 종합소득세가 부과된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을 뿐 조세포탈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국세청은 세법을 알지 못했거나 잘못 이해한 것은 가산세를 면제할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결국 국세청은 당초 과세예고한 종합소득세 5억9534만원에 대해 A씨의 타계좌 입금액과 ATM 입금액을 기타소득에서 제외한 뒤 과세표준과 세액을 다시 산정하도록 일부채택 결정했다. 이번 결정은 불법 도박과 관련된 계좌라고 하더라도 계좌에 들어온 돈을 일률적으로 당첨금으로 볼 수는 없다는 점을 보여준다. 자금의 입금 경로와 도박사이트의 충전 및 환급 구조 등을 확인해 실제 도박으로 얻은 재산상 이익인지 구분해야 한다는 의미다. 나아가 불법 도박에서 발생한 수익 자체에 대한 과세 가능성을 부정한 것은 아니다. 국세청은 개별 도박에서 당첨돼 얻은 수익은 기타소득에 해당하고, 당첨금을 다시 베팅했더라도 이미 발생한 소득의 성격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라고 봤다. 또한 손실을 본 게임까지 포함해 전체 베팅금을 필요경비로 인정할 수 있다는 취지도 아니다. 실제 당첨된 게임에서 그 당첨금을 얻기 위해 투입한 베팅금만 필요경비로 인정된다는 점도 이번 결정에서 재확인됐다. [참고 심사례: 적부-국세청-2026-0087]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소금이나 간장에 절인 깻잎은 일반적으로 장아찌라 부른다. 그렇다면 여기에 물엿과 고춧가루, 마늘, 액젓 등을 넣어 버무린 양념깻잎도 같은 장아찌일까. 식탁에서는 익숙한 밑반찬이지만, 수입할 때는 장아찌인지 조미식품인지에 따라 부가가치세 부담이 완전히 달라진다. 사건의 발단은 이렇다. 한 식품 수입업체는 2019년 8월부터 2023년 3월까지 해외 공급업체로부터 양념깻잎, 무말랭이무침, 양념고들빼기, 양념마늘쫑지, 양념고춧잎 등 밑반찬 5종을 총 38건에 걸쳐 수입했다. 업체는 이들 물품이 부가가치세법상 미가공식료품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부가세 면세로 신고했다. 하지만 군산세관이 2024년 5월 29일 쟁점 물품을 미가공식료품으로 보기 어렵다며 수정신고를 안내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업체는 같은 해 6월 부가세를 수정신고·납부한 뒤, 2025년 2월부터 4월까지 “쟁점 물품은 면세 대상인 장아찌”라며 납부한 세금을 돌려달라는 경정청구를 제기했다. 세관이 이를 거부하자 업체는 같은 해 7월 조세심판원에 심판을 청구했다. 부가세법은 가공되지 않은 식료품의 수입에 대해 부가세를 면제한다. 건조·냉동·염장 등 원생산물의 본래 성질이 변하지 않는 정도의 1차 가공을 거친 식료품도 면세 대상에 포함된다. 시행규칙 역시 장아찌를 김치, 단무지, 젓갈류, 게장 등과 함께 면세 대상인 단순가공식료품으로 규정하고 있다. 결국 이 사건의 핵심은 절이거나 말린 채소에 여러 양념을 더한 제품을 어디까지 세법상 장아찌로 인정할 수 있는지였다. 양측의 주장은 세 가지 지점에서 맞섰다. ◇ 첫 번째 쟁점: 식품공전상 ‘절임식품’이면 면세 장아찌인가 업체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식품공전 해설서를 내세웠다. 해설서에는 깻잎을 식염이나 장류에 절인 뒤 물엿과 간장, 고춧가루, 액젓 등을 섞은 양념깻잎장아찌가 ‘절임식품’에 해당한다고 나와 있다. 관세청 중앙관세분석소도 2010년 유사한 양념깻잎을 절임류 중 장아찌로 판단한 바 있다. 그러나 세관의 시각은 달랐다. 세관은 일반적인 장아찌가 채소를 소금이나 간장 등에 절여 숙성한 저장식품이라고 맞섰다. 오래 저장한 장아찌를 꺼내 양념에 무쳐 먹기도 하지만, 이는 장아찌가 완성된 이후의 조리 과정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면세 대상은 단순히 절인 식품에 한정되고, 양념을 혼합했다면 추가 가공으로 봐야 한다는 논리다. ◇ 두 번째 쟁점: 단순 절임인가, 양념 더한 조미식품인가 제출된 성분표에 따르면 양념깻잎에는 염장깻잎 70%와 간장 6.03%, 물엿 5% 외에 고춧가루·마늘·액젓·새우젓·조미료 등이 들어갔다. 무말랭이무침도 무말랭이 64%에 물엿 10%, 고춧가루 5.9%와 액젓·설탕·간장·참깨 등을 섞었다. 나머지 3종도 염장·절임 원료에 품목별로 고춧가루와 물엿, 액젓 등을 더했다. 업체는 시행규칙 어디에도 ‘양념한 장아찌는 제외한다’는 문구가 없다고 반박했다. 김치와 젓갈류, 게장도 여러 양념을 넣지만 면세 대상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반면 세관은 이들 물품이 보존을 위해 소금이나 간장 등에 단순히 절인 수준을 넘어섰다고 봤다. 맛과 풍미를 내기 위해 고춧가루, 물엿, 액젓 등 복합적인 양념을 버무렸다면 경제적 가치를 높이는 추가 가공을 거친 ‘조미식품’이라는 지적이다. ◇ 세 번째 쟁점: 기재부 안내와 엇갈린 1심 판결 업체는 기획재정부가 2022년 내놓은 안내자료(단순절임 장아찌는 면세, 양념 혼합 조미식품은 과세)는 법규가 아니므로 이를 근거로 면세 범위를 좁힐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인천지방법원이 2025년 7월 별도 사건의 1심에서 유사한 양념깻잎 등에 대한 부가세 부과를 취소한 판결도 제시했다. 장아찌를 조미나 양념하지 않은 식품으로만 한정하기 어렵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세관은 국세청이 2000년 이후 김치류나 젓갈류가 아닌 깻잎·무말랭이·더덕 등에 양념을 섞은 경우 과세 대상으로 일관되게 해석해 왔다고 반박했다. 기획재정부 역시 단순히 절인 장아찌는 면세, 양념을 혼합한 무말랭이무침 등은 과세 대상으로 안내했다는 설명이다. ◇ 조세심판원 “단순절임 아닌 조미식품” 조세심판원은 세관의 경정청구 거부가 정당하다고 보고 심판청구를 기각했다. 심판원은 일반적으로 장아찌가 채소를 소금이나 간장 등에 절여 숙성한 저장식품이라는 점, 쟁점 물품에는 절인 깻잎 등에 물엿·마늘·고춧가루·새우젓·조미료 등 여러 양념이 혼합된 점에 주목했다. 국세청이 2000년 이후 김치류·젓갈류를 제외한 더덕·콩·멸치·깻잎 등 식료품에 양념을 섞은 경우 과세 대상으로 일관되게 해석해 왔고, 기획재정부도 단순절임식품과 조미식품을 구분해 안내한 점도 판단 근거가 됐다. 심판원은 이러한 사정을 종합하면 쟁점 물품을 면세 대상인 미가공식료품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참고 심판례: 2025관0070]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부모에게 땅을 상속받았다고 가정해보자. 상속세를 계산하려면 먼저 상속 당시 그 땅의 가치가 얼마였는지를 따져봐야 한다. 아파트처럼 거래가 활발하다면 주변 거래가격을 참고할 수 있지만, 거래가 드문 토지는 정확한 시장가격을 확인하기 쉽지 않다. 그렇다면 과세당국이 상속이 이뤄진 뒤 감정평가법인에 의뢰해 과거 상속 당시의 가격을 다시 산정하고, 이를 근거로 세금을 매길 수 있을까. 대법원이 과세당국의 이른바 ‘사후 감정’을 둘러싼 유사 사건 두 건을 같은 날 판단했다. 국세청 분류상 한 사건은 ‘국패’, 다른 사건은 ‘일부국패’로 결과가 엇갈렸다. 국패로 분류된 대법원 2024두55402 사건(A사건)과 일부국패로 분류된 2024두61292 사건(B사건)이다. 두 판결의 결론을 가른 핵심은 ‘사후 감정’ 자체가 아니었다. 뒤늦게 감정했다는 이유만으로 과세가 잘못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 감정가액이 실제 상속 당시 부동산의 객관적인 가치를 제대로 반영했는지가 관건이었다. ◇ 상속 끝난 뒤 가격 매긴다고?…‘사후 감정’이란 상속세 및 증여세법은 상속받은 재산을 원칙적으로 상속개시일 당시의 ‘시가’로 평가하도록 하고 있다. 부모가 사망하면서 땅을 물려받았다면 몇 년 뒤 가격이 아니라 상속이 시작된 당시 얼마짜리 땅이었는지를 기준으로 세금을 계산한다. 문제는 당시 거래가 없어 시가를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다. 법은 일정한 요건을 갖춘 감정가액도 시가로 인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해당 재산을 둘 이상의 공신력 있는 감정기관이 평가한 경우 감정가액의 평균액 등을 활용할 수 있다. 이번 사건에서 말하는 ‘사후 감정’은 현재 가격으로 과거 상속세를 매긴다는 의미가 아니다. 예컨대 2020년에 상속받은 땅을 2021년 이후 감정하더라도 감정평가법인이 따지는 것은 “2020년 상속 당시 이 땅의 가격이 얼마였느냐”다. 감정은 나중에 하지만 가격의 기준시점은 과거인 셈이다. 통상적인 평가기간을 벗어난 감정가액도 가격변동에 특별한 사정이 없는지 등을 따져 평가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시가로 인정될 수 있다. 하지만 평가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쳤다고 해서 해당 감정가액이 곧바로 상속 당시 시가가 되는 것은 아니다. 대법원은 두 사건 모두 과세당국이 상속 당시 시가를 확인하기 위해 뒤늦게 감정을 의뢰하는 것 자체는 허용된다고 봤다. 대신 상속 당시부터 실제 감정평가서가 작성될 때까지 가격에 특별한 변동이 없었다는 점 등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판단했다. 토지의 분할·합병, 지목·형질 변경, 건축물 신축·철거, 용도지역 등 규제 변화와 지역환경 변화, 공시가격 변동폭, 지역 평균 지가변동률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대법원은 가격변동에 특별한 사정이 없었다는 점을 과세당국이 주장·증명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 A사건 ‘국패’…“감정평가서 작성 때까지 가격변동 따져야” A사건에서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다만 여기서 ‘국패’는 국세청의 소송 결과 분류다. 대법원이 상속세 부과처분 전부를 최종 취소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쟁점은 감정가격을 어느 날 기준으로 산정했느냐뿐만 아니라 감정평가서가 실제 언제 작성됐느냐였다. 예를 들어 감정평가사가 2021년에 보고서를 작성하면서 “2020년 상속 당시 이 땅은 10억원이었다”고 평가했다고 하자. 대법원은 단순히 감정가격의 기준일이 상속개시일과 같다는 이유만으로 이를 당시 시가라고 볼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상속개시일부터 실제 감정평가서가 작성될 때까지 가격에 영향을 줄 만한 특별한 변화가 없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원심은 가격산정기준일이 상속개시일과 같다는 점 등에 무게를 뒀다. 대법원은 이에 대한 심리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감정평가서가 작성될 때까지 가격변동에 특별한 사정이 없었는지, 과세당국이 이를 제대로 증명했는지를 다시 따져보라며 사건을 돌려보냈다. 결국 “나중에 감정했기 때문에 안 된다”는 것이 아니라 “나중에 산정한 감정가격을 과거의 시가라고 볼 만한 근거가 충분한지를 더 따져야 한다”는 취지다. ◇ B사건 ‘일부국패’…잘못된 감정가 대신 ‘정당한 시가’ 확인 B사건에서도 과세당국이 당초 사용한 감정가액은 문제가 됐다. 원심은 상속개시일부터 가격산정기준일까지 가격변동에 특별한 사정이 없었다는 점을 과세당국이 충분히 증명하지 못했다고 판단했고, 대법원도 이를 받아들였다. 그러나 A사건과 결정적인 차이가 있었다. 재판 과정에서 상속 당시 부동산의 객관적인 가치를 보여주는 다른 감정가액이 확인된 것이다. 원심은 감정평가법인들이 법원에 회신한 두 감정가액이 상속 당시 부동산의 객관적 교환가치를 적정하게 반영한다고 보고, 그 평균액을 기준으로 정당한 상속세를 다시 계산했다. 가령 세무서가 상속세 1억원을 부과했는데 재판에서 인정된 감정가액으로 다시 계산한 정당한 세금이 7000만원이라고 해보자. 세무서가 처음 사용한 감정가액에 문제가 있다고 해서 세금 1억원이 모두 취소되는 것은 아니다. 7000만원은 정당한 세액으로 남고 이를 초과한 3000만원만 취소되는 구조다. B사건에서도 법원은 다시 계산한 정당세액 범위 안의 과세는 적법하고 이를 초과한 부분만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양측의 상고를 모두 기각했다. 이 때문에 국세청은 이 사건을 ‘일부국패’로 분류했다. ◇ 같은 법리, 다른 결과…승패 가른 것은 ‘상속 당시 시가’ 두 사건에서 대법원이 제시한 원칙은 같다. 과세당국이 상속 이후 감정평가를 실시하는 것 자체는 가능하다. 하지만 평가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쳤다는 이유만으로 해당 감정가액이 곧바로 상속 당시 시가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결국 해당 감정가액이 상속 당시 부동산의 객관적인 가치를 제대로 반영하고 있는지가 핵심이다. A사건은 상속 당시부터 감정평가서 작성일까지 가격변동에 특별한 사정이 없었는지에 대한 심리가 부족해 다시 재판하게 됐다. 반면 B사건은 과세당국이 당초 적용한 감정가액에는 문제가 있었지만 재판 과정에서 상속 당시 객관적 교환가치를 반영한 다른 감정가액이 확인됐다. 법원은 이를 토대로 정당세액을 다시 계산해 초과 부분만 취소했다. 결국 비슷한 쟁점을 다룬 두 사건의 결과를 가른 것은 ‘사후 감정의 허용 여부’가 아니라 ‘상속 당시 시가를 얼마나 객관적으로 입증했느냐’였다. [참고 : 대법원-2024-두-55402, 대법원-2024-두-61292]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헌법재판소가 '개업공인중개사가 인터넷에 중개대상물에 대한 표시·광고를 할 때, 중개가 완성되기 전 거래예정금액을 단일가격으로 표시하도록 한 국토교통부 고시는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결정을 내렸다. 이번 결정은 ‘중개대상물의 표시·광고 명시사항 세부기준’에 대한 첫 판단이다. 헌재는 8월 27일 A 씨가 “‘중개대상물의 표시·광고 명시사항 세부기준’ 제5조 제3호 등은 위헌”이라며 제기한 헌법소원 사건(2022헌마1689)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기각 결정했다. 쟁점이 된 고시는 공인중개사가 인터넷을 이용해 부동산 등을 광고할 때 '협상 가격'이 아닌 거래가 예정된 단일 가격을 표시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이씨는 2021년 11월 부동산 인터넷 경매 영업 방법에 대한 특허를 출원했다. 이후 사업화를 추진하다 다음 해 11월 국토부로부터 '법령에 위배되는 방식'이라는 취지의 답변을 받게 되자 그해 12월 이번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협상가가 아닌 거래가 이뤄질 최종적인 단일 가격만 표시해 광고해야 한다는 국토부 고시로 인해 영업의 자유가 침해됐다는 것이 이씨의 주장이다. 경쟁입찰 방식으로 부동산을 거래할 수 없어 시장경제 원리에도 어긋나고, 합리적 이유 없이 효율적인 거래 방식을 원천 봉쇄해 평등권도 침해한다는 주장도 폈다. 헌재는 이씨의 이런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심판대상 조항이 위임입법의 한계를 일탈하지 않았고, A 씨의 직업수행의 자유(영업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이 사건 고시는) 소비자에게 중개대상물 가격 관련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표시된 가격과 실제 거래 조건 간 괴리가 발생하는 상황을 막아 허위·과장 광고로부터 소비자를 보호해 부동산 시장의 투명성을 높이고 건전한 거래질서를 확립하고자 하는 것"이라며 "이런 입법 목적은 정당하다"고 봤다. 이어 "이씨가 요구하는 방식의 표시 또는 광고를 허용하면 소비자를 유인하기 위해 낮은 가격을 포함하는 가격을 내세웠다가 실제 상담 시 높은 가격을 제시하는 이른바 미끼 매물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짚었다. 헌재는 "이씨는 개업 공인중개사가 아닌 점, 경매 형태의 영업 방법이 종전에 허용됐던 적이 없어 이를 금지하는 데 따른 피해가 실질적으로 크다고 보기 어렵다"며 "이 사건 고시의 심판대상조항이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돼 영업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행정법원이 '택배 영업점과 맺은 운송계약서에 이름이 없더라도 계약 전부터 2인 1조 근무가 예정돼 있었고, 영업점이 이를 알면서 같은 교육을 한 데다 실제 배송 업무까지 수행했다면 산업재해보상보험법(산재보험법)상 노무제공자에 해당한다'는 판단을 내놨다.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재판장 호성호 부장판사)는 택배 배송 중 쓰러져 숨진 A 씨의 부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처분취소소송(2025구합55839)에서 7월 10일 원고 승소 판결했다. 사실관계를 보면 택배회사 영업점이 낸 채용공고에는 차량 한 대로 부부·지인·친구가 2인 1조로 일할 수 있다고 적혀 있었다. A 씨와 지인 B 씨는 공고를 보고 함께 일하기로 한 뒤 수익 배분과 유류비·보험료 등 비용 부담, 업무 분담을 구체적으로 정했다. B 씨는 영업점과 화물운송계약을 맺기 전 영업점에 지인과 동반 근무할 예정이라고 알렸다. 영업점은 두 사람에게 같은 택배기사 사전교육을 했다. A 씨는 B 씨와 2인 1조로 택배 물품을 배송했는데, A 씨는 배송지에서 화물을 내리는 등의 업무를 맡았다. A 씨는 배송 도중 호흡곤란을 호소하며 쓰러졌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열사병으로 추정되는 원인으로 숨졌다. A 씨의 부모는 공단에 유족급여와 장의비를 청구했다. 공단은 A 씨의 사망과 업무 사이 인과관계는 인정했지만, A 씨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나 산재보험법상 노무제공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지급을 거부했다. 공단은 두 사람이 화물자동차 운송 사업 허가를 받지 않았으므로 A 씨가 택배서비스종사자나 노무제공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유족은 이에 불복해 행정 소송을 냈고, 법원은 이들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A 씨가 산재보험법상 보호 대상인 ‘택배 서비스 종사자’로서 노무제공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영업점과 운송 계약을 체결한 당사자는 B 씨지만, B 씨가 계약 체결 당시부터 A 씨와 2인 1조로 택배 업무를 할 것이 예정돼 있었고 영업점 역시 그 사정을 인지한 상태에서 A 씨를 B 씨와 대등한 운송 계약의 당사자로 취급했다”며 “A 씨가 운송 계약상의 명의자로 표시되진 않았지만 생활물류서비스법상 택배 서비스 종사자에 해당한다”고 했다. 배송 업무 시작 전 동일한 사전 교육을 받았고, A 씨가 실제 배송 업무 수행 과정에서 화물 배송 업무의 핵심적인 부분인 화물 하차 업무를 담당한 점 등이 고려됐다. 재판부는 A 씨가 화물자동차 운송 사업 허가를 받지 않아 택배 서비스 종사자로 볼 수 없단 공단 쪽 주장에 대해서도 “산재보험법의 노무제공자 규정은 비정형적인 방식으로 노무를 제공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업무상 재해로부터 보호할 필요성이 있는 업무의 종사자를 보호하기 위함”이라며 “화물자동차 운송 사업 허가 여부 위 규정에 의한 보호 필요성이 있는지를 판단하는 데 본질적인 기준이 된다고 볼 수 없다”며 배척했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상적으로 수입신고를 마치고 매장에서 판매되던 유명 상표 패딩이 뒤늦게 가품으로 드러났다. 수입업체는 판매된 물품을 환불·교환했고, 쟁점 패딩은 세관에 압수돼 검찰 지휘로 소각됐다. 업체와 관련자들의 상표법 위반 혐의는 불기소로 끝났다. 하지만 업체가 수입 당시 낸 관세를 돌려달라고 요구하면서 과세 분쟁이 불거졌다. 사건의 발단은 이렇다. 한 의류 수입업체는 2023년 9월 14일 해외에서 남성용 패딩 119점과 여성용 패딩 110점을 들여왔다. 같은 달 18일 보세구역에서 반출된 패딩은 업체의 여주 물류센터를 거쳐 6개 점포에 공급됐다. 이 가운데 30점이 10월 22일부터 12월 15일까지 판매됐다. 가품 사실은 매장에 진열된 여성용 패딩 모자의 똑딱이 단추에서 불량이 발견되면서 드러났다. 업체가 사설 명품 감정업체에 진품 여부를 의뢰한 결과 가품 판정이 나왔다. 업체는 2023년 12월 29일 회수 조치를 발표한 뒤 판매된 30점 중 28점은 환불하고, 2점은 진품으로 교환해 줬다. 서울세관도 2024년 1월 조사에 착수했다. 남녀 패딩 각 1점의 감정을 상표권자에게 의뢰해 모두 위조품이라는 회신을 받은 뒤, 같은 해 4월 23일 쟁점 물품을 압수해 세관 압수창고에 보관했다. 세관은 업체와 관련자들이 가품을 고의로 판매한 것은 아니라고 보고 사건을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겼다. 서울중앙지검도 2024년 9월 증거불충분으로 불기소 처분했다. 이후 검찰 지휘에 따라 압수된 패딩은 2025년 2월 소각됐다. 업체는 같은 해 4월 수입 당시 낸 관세를 돌려달라고 세관에 신청했다. 가품이 국내에서 소비되지 않고 국가기관에 의해 폐기됐으므로 과세 대상 자체가 사라졌다는 취지였다. 세관이 환급을 거부하자 업체는 조세심판원에 심판청구를 제기했다. 관세법상 이미 낸 관세를 돌려받으려면 세금을 잘못 내거나 초과해 낸 ‘과오납’이거나 법이 별도로 정한 환급요건을 갖춰야 한다. 계약과 다른 물품을 수출 대신 폐기하려면 물품의 성질이나 형태가 바뀌지 않았고 폐기가 불가피해야 한다. 여기에 수입신고 수리일부터 1년 이내에 보세구역으로 반입해 미리 세관장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결국 이번 사건의 핵심은 사후 소각으로 이미 성립한 관세까지 사라지는지, 압수창고를 보세구역으로 볼 수 있는지, 검찰 지휘에 따른 소각이 세관장의 사전승인 폐기에 해당하는지 여부였다. ◇ 첫 번째 쟁점: 환불·소각했으면 ‘수입’은 없던 일이 될까? 업체는 관세가 본질적으로 국내 소비에 매기는 세금이라는 점을 내세웠다. 판매된 30점은 모두 환불·교환됐고, 나머지 물품도 판매되지 않은 채 소각됐으므로 국내에서 실제 소비된 가품은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과세 대상이 사라진 만큼 당초 수입신고도 취소된 것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세관의 판단은 달랐다. 쟁점 패딩은 정상적인 수입신고와 반출 절차를 거쳐 6개 점포에 배송됐고 실제 30점이 판매됐다. 나머지 물품도 압수 전까지 업체의 책임과 관리 아래 보관됐다. 사후 환불이나 압수·폐기로 이미 이뤄진 수입과 유통까지 소급해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 두 번째 쟁점: 물건이 사라지면 관세도 ‘과오납’일까? 업체는 서울세관이 검찰 지휘에 따라 가품을 직접 소각한 만큼 과오납 환급이나 이에 준하는 사유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세구역 반입명령을 받은 물품이 폐기되면 수입신고가 취소된 것으로 보는 관세법 규정의 취지도 적용해야 한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세관은 업체가 애초 납세신고한 세액과 동일한 금액을 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세관이 과오납금을 확인해 세액을 고친 사실도 없었고, 수입신고가 취하되거나 각하된 것도 아니었다. 쟁점 패딩 역시 보세구역 반입명령에 따라 반입된 물품이 아니라 범칙조사 과정에서 압수된 물품이었다. ◇ 세 번째 쟁점: 세관 ‘압수창고’도 보세구역일까? 관세 환급 여부를 가른 결정적 요인은 패딩이 법에서 정한 장소와 절차를 거쳐 폐기됐는지였다. 업체는 물품이 수입신고 수리일부터 1년 이내에 세관 압수창고로 옮겨져 국가 통제 아래 놓였다고 주장했다. 압수창고를 실질적인 보세구역이나, 세관 허가를 받아 보세구역 밖에 물품을 두는 ‘보세구역 외 장치장소’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업체는 검찰이 압수한 패딩을 돌려달라는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아 직접 보세창고로 옮기거나 폐기승인을 신청할 수도 없었다고 항변했다. 하지만 세관은 두 장소의 법적 성격이 다르다고 맞섰다. 보세구역은 물품의 장치·검사 등을 위해 관세법에 따라 설치·운영되는 장소다. 반면 압수창고는 범칙사건의 증거물이나 몰수 대상 물품을 보관하는 곳이다. 폐기 절차도 달랐다. 쟁점 패딩은 업체가 사전에 세관장 승인을 받아 폐기한 것이 아니라 검찰 지휘에 따라 압수물품으로 소각됐다. 따라서 관세환급 요건을 갖춘 폐기 절차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 조세심판원 “정상 통관 뒤 압수·소각…환급요건 못 갖춰” 조세심판원은 세관의 처분이 정당하다고 보고 업체의 심판청구를 기각했다. 심판원은 쟁점 패딩이 정상적으로 수입신고가 수리된 뒤 업체의 책임과 관리 아래 판매·보관됐으므로, 이후 압수·폐기됐더라도 국내에서 유통되지 않은 물품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과오납 환급도 인정하지 않았다. 과다 납부나 세관의 경정이 없었고 수입신고도 취하·각하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서울세관 압수창고는 관세법상 보세구역이 아니며, 패딩 역시 미리 세관장의 승인을 받아 폐기한 물품이 아니라고 봤다. 심판원은 압수·폐기됐다는 결과만으로 법이 정한 관세환급 절차를 거친 것으로 볼 수 없다며 세관의 환급 거부에 잘못이 없다고 결론 내렸다. [참고 심판례: 2025관0053]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대법원이 '상가 임대인이 신규 임차인에게 기존 월세의 3배가 넘는 차임을 요구해 22억원의 권리금 계약이 무산됐다면, 임대인의 요구가 기존 임차인의 권리금 회수 기회를 방해한 것인지 구체적으로 따져봐야 한다'는 판단을 내놨다. 차임이 ‘현저히 고액’인지 판단할 때는 주변 상가의 임대료뿐 아니라 기존 차임과의 격차, 상가의 적정 차임, 거래 관행과 경제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취지다. 대법원 민사1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7월 16일 임대인 A 씨가 임차인 B 씨를 상대로 낸 건물 인도 소송(2026다201337)과 B 씨가 제기한 손해배상 반소(2026다201338)에서 권리금 회수 기회 방해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 부분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지법으로 돌려보냈다. B 씨가 A 씨에게 상가를 인도해야 한다는 원심 판단은 그대로 확정됐다. 사실관계를 보면 임차인 B 씨는 2001년부터 임대인 A 씨 등이 소유한 상가에서 약국을 운영했다. 2018년 보증금 1억원, 월차임 600만원에 재계약한 뒤 계약을 묵시적으로 갱신해 왔다. A 씨는 2023년 4월 B 씨에게 월차임을 2,400만원으로 올려달라고 요구했지만 합의가 이뤄지지 않자 임대차계약 갱신을 거절했다. B 씨는 계약 종료를 앞두고 신규 임차 희망인 C 씨와 권리금 22억원에 권리금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A 씨는 C 씨에게 보증금 5억 원과 월차임 2,000만원을 제시했다. C 씨는 차임이 과도하다며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지 않았고, 권리금 계약도 해제됐다. A 씨와 B 씨의 임대차계약은 2023년 12월 31일 종료됐다. A 씨는 계약이 끝났으니 상가를 인도하라며 B 씨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B 씨는 A 씨의 고액 임대료 요구로 권리금 회수 기회를 잃었다며 손해배상을 구하는 반소를 제기했다.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4 제1항 제3호는 임대인이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 임차인에게 조세·공과금, 주변 상가의 차임 및 보증금 등에 비춰 ‘현저히 고액의 차임과 보증금’을 요구해 임차인의 권리금 회수를 방해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한다. 1심은 A 씨가 B 씨에게 필요비 4,400만 원을 지급하는 것과 동시에 B 씨가 상가를 인도하라고 판결했다. 필요비는 임차 목적물을 보존하는 데 지출한 비용이다. 다만 B 씨가 권리금 회수 방해를 이유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는 기각했다. 항소심은 B 씨가 임대차계약을 체결할 당시 필요비상환청구권을 포기했다고 보고 필요비 청구도 기각했다. 상가 인도 청구는 받아들였다. 권리금 회수 방해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에 대해서도 “A 씨가 요구한 차임과 보증금이 주변 시세에 비춰 현저히 고액이라는 점이 증명되지 않았다”며 기각했다.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차임만 비교하더라도 기존 차임의 약 333%에 달하고 환산보증금은 기존의 약 357%에 달한다"며 "이 정도의 차임 및 보증금의 차이는 현저히 고액이라고 볼 여지가 많다"고 짚었다. 또 "적정한 차임 및 보증금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곧바로 임차인의 손해배상 청구를 배척할 것이 아니라 감정 등을 통해 이를 확인한 후 그 요구액이 현저히 고액에 해당하는지 판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이어 "고액 여부는 상가 건물에 관한 조세, 공과금, 주변 상가 건물의 차임 및 보증금 외 기존 임차인과의 차임 및 보증금과 임대인이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에게 요구하는 차임 및 보증금의 차이, 상가 건물의 시세 및 적정 차임, 거래 관행과 경제 상황 등도 고려해 구체적으로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대법원은 "B 씨는 3배 이상의 차임을 요구했을 뿐, 별다른 협상 여지를 두지 않아 A 씨 또는 C 씨에게 상가 임대차계약 체결을 단념하도록 했다"며 "이는 임차인이 영업을 통해 형성한 유·무형의 재산적 가치를 회수할 수 있도록 보장해 임차인을 보호하고자 하는 상가임대차법의 입법 취지를 잠탈하는 행위에 해당할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고등법원이 '주주총회 권한에 속하지 않는 사항을 결의했더라도 무효확인이나 취소소송을 일률적으로 각하해서는 안된다'는 판단을 내놨다. 서울고법 민사18-2부(재판장 박선준, 진현민, 왕정옥 고법판사)는 주주 A 씨가 주식회사 포스트개발을 상대로 낸 주주총회결의 무효확인 등 소송(2025나210801)에서 1심 판결을 취소하고 원고 승소 판결했다. 사실관계를 보면 포스트개발은 2024년 12월 30일 임시주주총회에서 ‘신규 시행사업 투자지출의 건’을 의결했다. 원고 A 씨는 해당 결의가 상법 및 정관에서 주주총회 권한으로 정하지 않은 사안이므로 무효라고 주장했다. 1심 재판부는 대법원 판결(2010다58223)을 근거로 원고의 청구를 각하했다. 대법원은 골프장 주주회원의 이용 혜택을 변경한 주주총회 결의와 관련해, 해당 결의는 회사와 개별 주주회원 간 계약을 조정하기 위한 것일 뿐, 단체법적 법률관계를 규율하는 것은 아니어서 주주총회 결의 무효·취소소송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봤다. 2심 재판부는 이 사건 결의가 취소소송이나 무효확인의 소송의 대상이 된다고 보고, 본안 판단 뒤 무효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주주총회 권한에 속하지 않는 사항에 대한 결의라도 결의의 외관이 존재하고 회사와 주주 간 단체법적 법률관계를 규율한다면 취소나 무효확인소송의 대상이 될 수 있다"면서 "이 사건 결의는 소송의 대상에 해당하고, 상법이나 정관에서 주주총회 결의사항으로 정하지 않은 사항을 결의한 것이어서 무효"라고 판시했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 육류 수입업체의 대표이자 지분 100%를 보유했던 주주가 회생계획 인가 뒤 지분율이 1.99%로 줄었다. 그런데 세관은 그에게 회사가 내지 못한 관세를 대신 내라고 통지했다. 회사 공장도 압류돼 경매가 진행 중이었지만, 세관의 다음 징수 대상은 주주의 개인계좌였다. 사건의 발단은 이렇다. 한 육류 수입업체는 2020년 2월 7일부터 11월 27일까지 해외 정육업체로부터 닭발을 들여오며 총 42건의 수입신고를 했다. 당시 청구인은 회사 대표이사이자 지분 100%를 보유한 주주였다. 회사는 같은 달에 납부기한이 돌아오는 관세를 월말까지 한꺼번에 낼 수 있는 월별납부 승인을 받았다. 그러나 정해진 기한까지 관세를 내지 못했고, 세관은 2021년 1월 회사가 소유한 대구 소재 공장 토지와 건물을 압류했다. 같은 해 9월 법원이 회사의 회생계획을 인가하면서 청구인의 지분율은 100%에서 1.99%로 줄었다. 앞서 공장에 근저당권을 설정해 둔 채권자 중 한 명이 2025년 3월 임의경매를 신청하자 세관도 법원에 체납 관세를 배당해 달라고 청구했다. 하지만 세관은 공장을 팔더라도 체납액을 모두 거두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에 2025년 5월 청구인을 회사의 제2차 납세의무자로 지정하고 체납세액을 납부하도록 통지했다. 청구인이 기한까지 세금을 내지 않자 같은 해 7월 개인계좌 2개를 압류해 예금을 추심했다. 청구인은 제2차 납세의무자 지정과 납부고지에 불복해 조세심판원에 심판청구를 제기했다. 법인이 관세를 체납했다고 해서 대표라는 이유만으로 개인에게 곧바로 세금을 물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법인 재산으로 체납액을 충당하고도 부족해야 한다. 또 관세 납세의무가 성립한 당시 본인과 특수관계인의 지분 합계가 50%를 초과하면서 회사 경영에 지배적인 영향력을 행사한 과점주주여야 한다. 결국 이번 사건의 핵심은 과점주주 판단 시점, 공장 경매대금 충당 가능성, 제2차 납세의무자 지정 시기 등 세 가지로 압축됐다. ◇ 쟁점 ① : 지분 1.99%는 나중 일…기준은 ‘수입신고일’ 청구인은 회생계획 인가 뒤 회사 지분이 1.99%로 줄었고, 회생절차 과정에서 경영에 지배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기도 어려웠다며 자신을 과점주주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2020년도 관세에 대한 책임도 해당 사업연도의 말일을 기준으로 따져야 한다고 항변했다. 하지만 세관의 판단은 달랐다. 쟁점 세금은 법인세가 아니라 관세였다. 법인세는 원칙적으로 사업연도가 끝날 때 납세의무가 성립하지만, 관세는 물품을 수입신고할 때마다 납세의무가 생긴다는 것이다. 월별납부 승인 역시 여러 건의 관세 납부기한을 묶어주는 제도일 뿐, 각 수입신고 때 발생한 납세의무 시점 자체가 바뀌는 것은 아니라고 반박했다. ◇ 쟁점 ② : 공장 감정가는 충분하다는데…‘선순위 근저당권’ 변수 청구인은 회사 공장의 감정가액이 근저당권자들의 채권과 체납 관세를 합한 금액보다 많다고 주장했다. 경매가 끝나면 회사 재산으로 체납액을 충분히 낼 수 있으므로 개인에게 제2차 납세의무를 지울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세관이 주목한 것은 배당 순위였다. 공장 토지와 건물에는 쟁점 관세가 발생한 2020년보다 약 3년 앞선 2017년 5월부터 제3자들의 근저당권이 설정돼 있었다. 세관은 이 근저당권자들의 채권이 쟁점 관세보다 배당 순위에서 앞선다고 봤다. 매각대금에서 선순위 채권을 먼저 빼고 나면 체납 관세에 충당할 몫은 줄어든다. 부동산 감정가와 세관이 실제로 회수할 수 있는 금액은 다르다는 것이다. 게다가 청구인이 내세운 감정평가의 기준시점은 2025년 8월 11일이고 평가서는 같은 달 29일 작성됐다. 청구인을 제2차 납세의무자로 지정한 5월 21일보다 약 3개월 뒤에 나온 자료였다. ◇ 쟁점 ③ : “경매 끝날 때까지 기다려야” vs “부족 예상되면 지정 가능” 청구인은 제2차 납세의무가 회사의 납세 책임을 보충하는 제도라는 점을 강조했다. 세관이 공장 경매에서 체납 관세에 대한 배당을 요구한 만큼, 먼저 경매 결과를 확인한 뒤 실제 부족액이 발생할 경우에만 책임을 물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제2차 납세의무가 보충적 책임이라는 점과 경매가 끝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였다. 세관은 회사 재산에 대한 체납처분을 마친 뒤 최종 부족액이 확정돼야만 제2차 납세의무자를 지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맞섰다. 법인 재산에 체납처분을 하더라도 세금을 모두 거두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면 제2차 납세의무자를 지정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 조세심판원 “수입 당시 지분 100%…제2차 납세의무 지정 정당” 조세심판원은 세관의 처분이 정당하다고 보고 청구인의 심판청구를 기각했다. 심판원은 쟁점 닭발 42건이 수입신고된 2020년 2월부터 11월까지 청구인의 지분율이 100%였으므로, 관세 납세의무가 생긴 각 수입신고일을 기준으로 과점주주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후 회생계획이 인가되고 지분율이 1.99%로 낮아진 것은 모든 수입신고가 끝난 뒤의 사정이었다. 이러한 지분 변동만으로 수입 당시 청구인이 과점주주였다는 판단까지 달라지는 것은 아니라고 본 것이다. 아울러 심판원은 처분 당시 존재했던 2021년 5월 3일자 관리인 조사보고서상 부동산 가액과 선순위 근저당권 등을 종합하면 공장을 팔더라도 체납액 전부를 거두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판단했다. 제2차 납세의무는 주된 납세의무에 징수 부족액이 있고, 체납처분을 하더라도 객관적으로 부족액이 생길 것으로 인정되면 성립할 수 있다. 체납처분을 모두 끝내 실제 부족액이 확인돼야만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심판원은 청구인을 제2차 납세의무자로 지정하고 체납세액을 납부하도록 고지한 처분에 잘못이 없다고 결론 내렸다. [참고 심판례: 2025관0074]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행정법원이 '환기가 되지 않는 밀폐공간에서 13년 넘게 금속분진과 절삭유 미스트에 노출된 금속가공 근로자가 폐암으로 숨진 것은 업무상 재해'라고 인정했다. 근로자가 20년간 담배를 피웠더라도 직업성 유해물질 노출과 폐암 사이의 인과관계를 부정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재판장 진현섭 부장판사)는 6월 18일 망인 A 씨의 배우자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 처분 취소소송(2025구합55327)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사실관계를 보면 A씨는 금속가공 업체에서 절단·연마하는 업무에 종사하다 지난 2021년 9월 '원발성 폐암(선암)'을 진단받고 치료받던 중 사망했다. A씨 유족은 폐암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보고 유족 급여 및 장의비를 청구했으나 근로복지공단은 지난해 8월 부지급 결정했다. 공단은 A씨의 금속 분진 노출 수준이 낮고 폐암 발암 물질에 해당하지 않는 점 등을 근거로 질병과 업무 사이 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공단의 처분이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금속 가공 과정에서 분진이 발암성 형태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고, 이같은 초미세 발암 물질은 폐포까지 직접 도달해 타격을 줌으로써 선암 발생의 위험을 높인다고 봤다. 또 A씨가 13년 4개월간 밀폐된 공간에서 마스크 등 보호구를 착용하지 않은 채 일해 암세포가 발현 되기에 충분한 시간·환경이었다고도 지적했다. 재판부는 A씨에게 흡연 이력이 있지만 이러한 사정이 업무와 폐암 사이에 인과관계를 인정하는 데에 방해가 되지 않는다고 결론지었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행정법원이 '회사가 징계위원회 정족수를 채우지 않은 채 직원들을 해고했다면 징계 사유가 인정되더라도 해고는 무효'라는 판단을 내놨다. 불참한 위원이 나중에 회의 녹음파일을 듣고 의결에 참여했더라도 절차상 하자가 없어지지는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재판장 강재원 부장판사)는 6월 18일 A 사가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낸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소송(2025구합54175)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사실관계를 보면 엔지니어링 서비스업체인 A사는 회사의 기술과 자산을 이용해 동종업계 사업을 추진하고 영업비밀을 누설하는 등 취업규칙을 위반한 연구개발팀 직원 3명을 징계 해고했다. 해고된 직원들은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했고, 중노위는 이들의 비위 행위는 인정하면서도 징계 절차에 중대한 하자가 있다고 보고 신청을 인용했다. 징계절차에 징계위원 4명이 참석한 것으로 기재됐지만 실제로는 3명만 참석한 점, 징계위원들이 별도로 모여 녹음파일을 듣고 징계 여부 등을 결정한 점, 회사 징계 규정과 달리 무기명 비밀투표를 하지 않은 점 등이 문제로 지적됐다. 이에 A사는 "징계 규정은 정식 사규로 등록되지 않아 취업규칙으로서 효력이 없고, 직원들의 비위 정도를 고려하면 무기명 비밀투표 등 징계 절차에 하자가 있더라도 해고가 무효라고 볼 수 없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법원은 A사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회사의 징계 관리 규정이 취업규칙에 해당하는 만큼, 징계위원 4명 이상 참석과 무기명 비밀투표 등 정해진 절차를 지키지 않은 것은 절차상 하자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무기명 비밀투표는 징계위원들의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보장하기 위한 절차"라며 "이를 지키지 않은 것도 중대한 절차상 하자"라고 지적했다. 불참한 징계위원이 다음 날 녹취를 들은 뒤 의결에 참여했다는 A사의 주장에 대해서도 절차상 하자가 치유됐다고 볼 수 없다고 봤다. 재판부는 "징계사유의 존재 여부나 징계 수위와 관계없이 취업규칙에서 정한 절차를 위반한 이상 해당 해고는 무효"라며 중노위의 재심 판정이 적법하다고 결론지었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배우자 명의로 아파트 소유권을 이전했더라도 실제 증여가 아니라 부부간 명의신탁으로 볼 수 있다면 증여세를 부과할 수 없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부부 사이 부동산 명의신탁은 원칙적으로 허용될 수 있고, 설령 부동산실명법상 허용되지 않는 목적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 사정만으로 곧바로 증여세 과세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취지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의정부지방법원은 최근 납세자 A씨가 B세무서장을 상대로 제기한 증여세 부과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법원은 과세당국이 A씨에게 부과한 가산세 포함 증여세 5620만4400원을 취소하라고 판단했다. 판결은 지난 5월 26일 선고됐다. 쟁점은 배우자가 A씨 명의로 소유권을 이전한 아파트를 실제 증여한 것으로 볼 것인지, 아니면 부부 사이의 명의신탁으로 볼 것인지였다. 앞서 A씨는 2021년 배우자 C씨로부터 아파트 명의를 이전받았고, 등기 원인은 ‘증여’로 기재됐다. 과세당국은 해당 아파트 시가를 8억5000만원으로 평가한 뒤 A씨가 증여세를 신고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2024년 가산세를 포함한 증여세 5620만4400원을 결정·고지했다. A씨는 이에 불복해 조세심판을 청구했지만 기각되자 소송을 제기했다. A씨 측은 실제로 아파트를 증여받은 것이 아니라 배우자로부터 명의신탁을 받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C씨는 변호사로 법무법인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구성원 변호사의 불법행위로 손해배상책임이 발생할 가능성에 대비해 아파트 명의를 배우자인 A씨에게 이전했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실질적인 소유권까지 A씨에게 이전한 증여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법원은 A씨 측 주장을 받아들였다. 우선 부부가 작성한 부동산 명의신탁 약정서의 증명력을 인정했다. 과세당국은 해당 약정서가 아파트 소유권이전등기 후 작성됐다는 점을 들어 신뢰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약정서 작성일이 증여세 과세예고통지보다 앞선 점을 주목했다. 소유권이전등기 후 약 50일이 지나 약정서가 작성됐지만 그 기간이 길지 않고, 당사자가 부부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약정서에 A씨와 C씨의 인감증명서가 각각 첨부돼 있다는 점도 근거가 됐다. 법원은 이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약정서의 증명력을 배척할 만큼 충분한 반증이 이뤄졌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 명의신탁재산의 증여의제 규정이 해당 아파트에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도 판단에 영향을 미쳤다. 법원은 명의신탁재산의 증여의제와 조세회피 목적 추정을 규정한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45조의2가 이 사건과 같은 부동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봤다. 또 C씨가 A씨에게 아파트를 실제 증여할 만한 다른 사정도 확인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반면 C씨가 법무법인을 운영하면서 구성원 변호사의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책임 발생에 대비하기 위해 배우자에게 아파트를 명의신탁했을 가능성은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고 봤다. 부부간 명의신탁에 관한 부동산실명법 규정도 근거로 제시됐다.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은 부동산 명의신탁을 원칙적으로 금지하지만, 부부 사이 명의신탁은 조세포탈이나 강제집행 면탈, 법령상 제한의 회피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 경우 예외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법원은 이 사건 아파트를 C씨가 아닌 A씨 명의로 이전하면서 특별히 세금이 줄어드는 등의 사정이 확인되지 않았고, 소유권이전등기 당시 급박한 강제집행이 예정돼 있었다고 볼 만한 사정도 없다고 판단했다. 특히 법원은 설령 해당 명의신탁이 조세포탈이나 강제집행 면탈, 법령상 제한 회피를 목적으로 한 것이었다고 하더라도 곧바로 증여세를 부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봤다. 이 경우 부동산실명법에 따른 과징금 부과 대상이 될 수는 있지만, 그 사정만으로 명의신탁된 부동산을 실제 증여받은 것으로 봐 증여세를 매길 수는 없다는 판단이다. 결국 법원은 C씨가 A씨에게 아파트를 명의신탁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실제 증여가 있었다는 전제에서 이뤄진 증여세 부과처분을 취소했다. 이번 판결은 부부 사이 부동산 소유권이 이전됐다는 외형만으로 증여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등기 원인이 증여로 기재돼 있더라도 명의신탁 약정의 존재와 작성 경위, 당사자 관계, 실질적인 소유권 이전 의사 등을 함께 살펴야 한다는 의미다. 다만 이번 판결을 모든 부부간 명의신탁에 증여세를 부과할 수 없다는 취지로 확대해석하기는 어렵다. 법원은 명의신탁 약정서와 인감증명서, 약정서 작성 시점, 실제 증여로 볼 만한 다른 사정이 확인되지 않은 점 등을 종합해 이 사건의 증여 사실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명의신탁이 조세포탈이나 강제집행 면탈 등을 목적으로 한 경우 부동산실명법에 따른 별도의 제재 가능성까지 부정한 것은 아니다. 다만 그러한 위법성이 존재한다는 사정과 증여세 과세 여부는 별도로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 이번 판결의 핵심이다. [참고 판례: 의정부지방법원 2025구합10606]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토지 취득세 감면업종과 감면제외업종을 동시에 영위할 경우 취득세 감면 업종 매출비중 만큼 감면받을 수 있다는 행정심판 결정이 나왔다. 감면‧비감면 업종별 매출간 비중을 비교하는 시점은 ‘토지 취득 시점’이다. 조세심판원은 중소기업 토지 취득세 감면 대상인 국제물류주선업을 영위하는 업체 A가 인천 연수구청의 취득세 감면 경정청구 불가처분이 부당하다며 제기한 심판청구에 대해 “A측의 경정청구를 거부한 처분은 잘못이 있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조심 2025지1519, 2026. 7. 3.). 심판원은 “청구법인은 이건 부동산을 취득한 후 부동산을 감면대상 업종(국제물류주선업)과 감면대상 제외업종(도·소매업)에 겸용으로 사용한 점 등에 비추어 청구법인의 이 건 부동산 취득에 대한 취득세 등에서 2024사업년도 매출액 중 감면대상 업종(국제물류주선업) 매출액 비율(96.32%)에 상당하는 부분에 대하여는 감면대상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사건이 쟁점이 된 건 매출 비교 기준시점이었다. 중소기업이 취득세 감면 업종을 위해 취득한 토지에 대해선 토지 취득세 감면을 받는다. 만일 그 토지를 취득세 감면 대상이 아닌 다른 사업을 위해 썼다면, 취득세 감면을 받지 못한다. 토지 일부는 감면 업종, 일부는 비감면 업종을 위해 썼다면, 두 업종의 매출을 비교해 감면 업종의 매출 비중만큼 감면을 받을 수 있다. 이 점에 있어서는 A와 연수구청 모두 동의는 하는데, 문제는 매출을 비교하는 기준시점에서 이견이 갈렸다. A는 2020년 8월 개업 당시 전체 매출에서 취득세 감면대상인 국제물류주선업 매출비중이 8.14%, 비감면대상인 자동차 부품 도·소매업 매출비중이 91.86%에 달했다. 그러나 A는 이후 꾸준히 국제물류주선업 매출비중을 늘려 2024년 사업연도에 이르면 국제물류주선업 매출비중이 96.32%에 달하고, 자동차 부품 도·소매업 등의 매출 비중은 4% 이하로 뚝 떨어졌다. A가 국제물류주선업 사업을 위해 토지를 취득한 시점은 2024년 7월이었고, 이 토지의 취득세 감면을 둘러싸고, A와 연수구청간 다툼이 진행됐다. 해당 토지 취득세 감면 조항은 지방세특례제한법 제58조의3 제1항 및 제4항인데, 이 사건의 요건 부합 여부를 따져보면, 취득세 감면 적용업종에선 국제물류주선업, 기간요건은 창업 후 4년 이내 취득한 토지, 토지 취득목적은 창업 당시 감면업종(이 사건의 경우 국제물류주선업)을 계속 영위하기 위함으로 모든 항목에서 문제가 없었다. A는 토지 취득 시점인 2024년 사업연도를 기준으로 감면업종 매출 비중(96.32%)에 맞춰 취득세 감면을 줘야 한다고 주장했고, 연수구청은 A가 창업한 2020년 7월 당시 감면업종 매출 비중(8.14%)가 맞다고 반박했다. 연수구청은 이 감면을 주는 취지는 특정 업종 진흥을 위해 주는 거고, 그래서 창업 당시 해당 감면 업종을 실제 영위하는 걸 따진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창업할 때는 아주 조금 감면 업종을 하다가 나중에 큰 땅을 살 때에 맞춰 감면 업종 매출 비율을 늘리는 경우까지 감면을 주게 되면, 창업할 때만 감면 업종에 살짝 발 걸쳐놓고 나중에 매출 비율을 조정해 감면 혜택만 쏙 받아챙기는 얌체 감면이 생길 수 있으니 창업 당시에 진지하게 감면업종을 한 업체에 혜택이 돌아가야 하고, 그러려면 창업 시점에서 감면‧비감면 업종간 매출비중을 따지는 게 맞다는 것이다. 심판원은 A가 창업당시에는 비록 국제물류주선업이 주력이 아니었지만, 꾸준히 매출비중을 올려 토지 매입 시점에선 국제물류주선업으로 확실히 쏠렸으니, 해당 산업 진흥을 위한 정책목적이 달성되었다고 보는 것이 맞고, 따라서 창업 시점이 아닌 토지매입시점에서의 감면‧비감면업종 매출 비중을 따지는 게 맞다고 보았다. 또한, 해당 감면제도에는 취득세 감면을 주고 끝인 게 아니라 3년간 사후관리라는 것이 있으니까 만일 연수구청 우려대로 A가 취득세 감면을 받고 3년간 해당 토지를 감면 업종(국제물류주선업)말고 도소매 등 다른 비감면 업종으로 쓴다면, 취득세 감면 줬던 걸 뺐을 수 있는 안전장치가 있다고 판단했다. 한편, 조심2015지1826(2016. 01. 29.), 조심2023지363 (2024. 03. 11.)에서는 감면 신청 시점에서 실제 감면 업종을 실질적으로 유지하는지를 따지는 게 맞지, 창업 시점에서의 사업자등록증이나 비감면업종 겸업상황만 가지고 판단하는 건 잘못됐다고 결정내린 바 있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