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규·판례] 대법 "부가세법 개정 전 '포인트 결제액'은 과세대상 아냐"

송기현 기자 | 등록2026-09-14 08:00:00

롯데역사, '엘포인트' 결제액 부가세 경정 청구 소송 승소 '상위법과 충돌' 시행령 과세는 위법…"조세법률주의 위배"

 

(조세금융신문=송기현 기자) 대법원이 '법이 개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같은 그룹 내 다른 계열사에서 적립한 포인트로 결제시 여기에 부가가치세를 매기는 것은 위법하다'는 판단을 내놨다.

 

2017년 2월 7일 포인트 결제액을 공급가액에 포함시키는 시행령 개정이 있었지만, 그 근거가 되는 부가가치세법 개정안이 본격 시행된 2018년 1월 1일 이전엔 효력이 없다고 본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지난 7월 판례를 재확인한 판결이다.

 

대법원 1부(주심 신숙희 대법관)은 영등포·대구 민자역사와 백화점을 운영하는 롯데그룹 계열사 롯데역사가 영등포·북대구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부가가치세 경정 거부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의 원심판결을 지난달 확정했다.

 

롯데그룹 계열사는 제휴 계약을 통해 그룹 통합 멤버십인 '엘포인트'를 적립·결제할 수 있는 제도를 운용해왔다.

 

롯데역사는 지난 2017년 4∼6월 고객들이 자사 영업점에서 사용한 타계열사 적립 엘포인트 4억8천만원 상당이 부가세 과세표준에 포함되지 않는 '에누리액'(할인분)에 해당한다며 이를 환급해달라는 경정청구를 했다. 과세당국이 경정청구를 거부하자 롯데역사는 이에 불복해 소송을 냈다.

 

구 부가가치세법은 구입 당시 일정액을 빼주는 '에누리액'(할인분)은 과세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정하면서도, 포인트와 같은 세부 사항에 대한 과세 방식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위임했다.

 

그러던 중 2016년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포인트 결제액은 에누리액에 해당해 과세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한 뒤 시행령과 부가가치세법이 시차를 두고 개정되면서 혼란이 빚어졌다.

 

정부가 포인트 결제액에 대한 부가세 부과 근거를 마련하고자 2017년 4월 시행령을 먼저 마련한 뒤 그해 12월 뒤늦게 위임 근거가 되는 부가가치세법을 개정한 것이다.

 

2017년 4월 적용된 개정 시행령은 포인트 결제액을 두 가지로 분류해 달리 과세하도록 정했다. 자사가 직접 적립한 '자기 적립 마일리지'는 부가세 대상에서 제외하되, 제휴사 등 제3자가 적립해준 포인트로 결제한 매출액은 해당 금액을 제3자로부터 보전받는 경우 공급가액에 포함해 부가세 과세 대상이라고 봤다.

 

이번 소송의 쟁점도 시행령과 상위법이 엇박자가 난 기간 시행령의 효력이 무효가 되는지 여부였다.

 

1심은 개정 시행령 조항이 구 부가가치세법의 위임 범위 내에 있다며 과세당국의 과세가 적법하다고 봤지만 항소심 판단은 달랐다.

 

항소심은 포인트의 실질이나 성질이 에누리액에 해당한다고 봤다. 이로써 포인트 결제액에 과세하는 것은 에누리액에 과세하는 것이므로 모법에 반한다고 판단, 영등포세무서는 약 1825만원, 북대구세무는 약 2421만원을 롯데역사에 환급하라 판결했다.

 

대법원도 지난 7월 전원합의체 판례와 같은 취지에서 2심 판단을 그대로 유지, 원고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새로운 입법적 결단에 기한 법률 개정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대통령령만으로 과세 범위를 확대한 시행령 조항은 조세법률주의에도 위배된다"고 했다. 모법의 위임 범위를 벗어나 행정 입법으로 과세요건을 확대한 것은 조세법률주의에 위배돼 무효라는 기존 법리를 재차 확인한 것이다.

 

대법원은 원심이 이 사건 포인트 결제액이 부가세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본 것이 정당하고, 시행령 조항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도 없다고 판시했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