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규·판례] 행법 "600억원대 불법 공매도한 UBS, 과징금 169억 정당"

송기현 기자 | 등록2026-09-10 08:00:00

담보 주식 소유권·리콜 가능성 놓고 UBS 주장 법원서 기각 행법 "담보로 맡겼어도 소유권은 이전…회수 전 매도는 불법"

 

(조세금융신문=송기현 기자) 600억원대 무차입 공매도로 169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글로벌 투자은행(IB)이 금융당국의 처분에 불복하는 소송을 냈지만 행정법원이 금융당국의 손을 들어줬다.

 

법원은 담보로 제공된 주식이라도 계약에 따라 소유권이 이전될 수 있으며, 주식을 빌려주고 돌려받기 전에 매도한 경우 공매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공현진 부장판사)는 UBS(옛 크레디트스위스)가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를 상대로 낸 과징금부과 처분 취소 소송에서 최근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이번 소송은 UBS가 인수한 크레디트스위스의 무차입 공매도 행위에서 비롯됐다. 증선위는 2024년 7월 크레디트스위스가 보유하지 않은 상태에서 603억3천만원 규모의 주식을 매도해 자본시장법을 위반했다고 보고 169억4천여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크레디트스위스 계열사에 부과된 과징금까지 합치면 전체 규모는 약 271억원으로, 2021년 무차입 공매도에 대한 과징금 제도가 도입된 이래 역대 최대 규모다.

 

UBS는 문제의 주식이 일반적인 차입 주식과 다르다는 점을 주요 근거로 들었다. 국내 증권사에 제공한 주식은 대여 목적이 아니라 담보로 맡긴 것이어서 소유권은 여전히 크레디트스위스에 있었다는 주장이다.

 

주식을 매도했더라도 결제 전 중도 상환 요청인 '리콜'을 통해 주식을 돌려받을 수 있었던 만큼 무차입 상태에서 매도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주장도 폈지만 재판부는 두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담보로 제공된 주식이라는 사실만으로 소유권이 크레디트스위스에 남아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봤다. 담보 설정이라는 거래 목적과 실제 소유권의 귀속은 별개의 문제이며, 구체적인 계약 내용과 법적 형식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크레디트스위스가 국내 증권사에 주식을 빌려주는 과정에서 소유권이 이전됐다고 판단했다. 이후 해당 주식을 돌려받기 전에 매도한 만큼 무차입 공매도에 해당한다고 본 것이다.

 

리콜을 통해 결제 시점 전에 주식을 확보할 수 있었다는 주장 역시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중도 상환 요청을 하더라도 결제일까지 실제 주식이 반환될 것이라고 확실하게 보장할 수 없었다고 판단했다.

 

과징금 규모가 지나치게 크다는 주장도 기각됐다. 재판부는 당초 해당 행위에 대한 과징금이 338억9000여만원으로 산정됐지만, 문제가 된 공매도가 UBS와 크레디트스위스의 합병 전에 발생한 점 등을 고려해 50% 감경된 사실을 고려했다.

 

재판부는 169억4000여만원의 과징금이 위법행위의 정도에 비해 과도한 수준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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