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이정욱 기자) 집을 갈아타기 위해 새집을 먼저 사면 한동안 집이 두 채가 될 수 있다. 이른바 ‘일시적 2주택’이다. 이럴 경우 일정한 요건을 갖추면 기존 집을 팔 때 1세대 1주택으로 인정받아 양도소득세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그런데 새로 산 집에 기존 세입자가 살고 있어 실제로 이사하지 못했다면 어떻게 될까.
법원은 주택을 팔 당시 법에서 요구했던 전입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면 일시적 2주택 비과세 특례를 적용받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다만 기존 임대차계약 때문에 실제 입주하기 어려웠던 사정 등을 고려해 약 7952만원의 가산세는 취소했다.
수원지방법원은 지난 8월 26일 일시적 2주택 비과세 적용 여부가 쟁점이 된 양도소득세 사건(2026-구단-1047)에서 이같이 판단했다. 세무당국이 부과한 2022년 귀속 양도소득세 3억1723만8020원 가운데 가산세 7952만1075원은 취소하고 나머지 청구는 기각했다.
◇ 새집 샀는데 세입자가 살고 있었다
사건은 A씨 부부가 집을 갈아타는 과정에서 시작됐다.
A씨는 기존 주택을 보유하고 있었고, 이후 배우자가 새로운 주택을 매입했다. 문제는 새집에 이미 세입자가 거주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배우자는 주택을 사면서 기존 집주인과 세입자가 맺은 임대차계약까지 승계했다. 해당 임대차계약의 종료 시점은 2023년 5월이었다.
이후 A씨는 2022년 4월 기존 주택을 11억7500만원에 매도했다. A씨는 새집으로 갈아타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2주택이 된 것이라고 보고 ‘일시적 2주택’ 특례를 적용해 양도소득세를 비과세로 신고했다.
하지만 세무당국의 판단은 달랐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현재의 일시적 2주택 규정이 아니라 A씨가 기존 집을 팔았던 2022년 당시 규정이다.
당시에는 조정대상지역에 기존 주택을 가진 사람이 조정대상지역의 새 주택을 취득한 경우 일정 기간 안에 기존 주택을 처분하는 것뿐 아니라 새집으로 세대원 전원이 이사하고 전입신고까지 마쳐야 비과세 특례를 받을 수 있었다.
새집에 기존 세입자가 살고 있는 경우에는 임대차계약 종료일까지 일정 범위에서 기한을 연장해주는 예외가 있었다. 다만 신규주택을 취득한 뒤 갱신한 임대차계약은 인정하지 않았다.
세무당국은 A씨가 이 같은 전입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보고 비과세 적용을 배제했다. 이에 2025년 가산세를 포함해 3억1723만8020원의 양도소득세를 부과했다.
◇ 배우자는 전입신고했지만…법원 “형식적 전입”
A씨는 실제 투기를 목적으로 집 두 채를 보유한 것이 아니라 집을 옮기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2주택자가 됐다고 주장했다.
특히 새집에는 기존 세입자가 살고 있었고 가족의 건강과 자녀 학업 등의 사정도 있었다. 따라서 실질적으로 1주택자의 주거 이전 과정으로 봐 비과세를 적용해야 한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A씨 배우자가 새집으로 전입신고를 한 사실은 있었다. 하지만 당시에도 기존 세입자가 해당 주택에 거주하고 있었다.
법원은 주택 취득 경위와 임대차계약, 실제 거주 여부 등을 종합해 배우자의 짧은 전입신고가 비과세 특례를 적용받기 위한 형식적인 전입에 불과하다고 판단했다.
결국 A씨 가족이 새집으로 실제 이사했다고 볼 수 없어 당시 법에서 요구했던 일시적 2주택 비과세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결론이다.
◇ 전입요건 곧 폐지됐지만…A씨 거래에는 적용 안 돼
A씨에게 불리하게 작용한 전입요건은 얼마 지나지 않아 폐지됐다.
정부는 2022년 5월 31일 소득세법 시행령을 개정하면서 조정대상지역 내 일시적 2주택에 적용하던 신규주택 전입요건을 없앴다. 다만 개정 규정은 2022년 5월 10일 이후 종전주택을 양도하는 경우부터 적용하도록 했다. 5월 10일 전에 종전주택을 양도한 경우에는 종전 규정을 적용하도록 했다.
A씨가 기존 주택을 양도한 것은 같은 해 4월이었다. 따라서 개정된 규정의 적용 대상이 아니었다.
A씨 측은 이후 전입요건이 삭제된 점 등을 들어 바뀐 규정을 자신의 거래에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은 개정 규정을 시행 전 거래에 소급해 적용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전입요건 삭제 역시 기존 규정의 위법성을 바로잡기 위한 조치라기보다 조세감면 혜택의 범위를 조정하기 위한 입법재량의 행사로 봤다.
◇ 양도세는 남았지만…가산세 7952만원 취소
다만 법원은 가산세에 대해서는 A씨의 손을 들어줬다. 일시적 2주택 비과세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만큼 양도소득세 자체를 부과한 것은 문제가 없지만, 세금을 제대로 신고·납부하지 않은 책임까지 물어 가산세를 부과할 수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라고 봤다.
법원은 기존 임대차계약이 A씨 가족의 새집 입주를 가로막는 주요 장애물이었던 점에 주목했다.
또 A씨가 양도소득세를 신고할 당시 새집으로 이사하지 못하면 비과세 특례를 적용받지 못한다는 사실을 미리 충분히 알기 어려웠고, 가산세를 언제부터 계산해야 하는지를 놓고도 법 해석상 다툼의 여지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결국 새집은 경매로 넘어가 2025년 3월 기존 세입자가 낙찰받았고 A씨 가족은 해당 주택에서 실제로 거주하지 못했다.
법원은 이 같은 사정을 종합해 기존 임대차계약이 끝날 때까지 A씨가 이사와 전입신고를 하지 못한 데에는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가산세 7952만1075원을 취소했다.
이에 따라 당초 부과된 3억1723만8020원 가운데 가산세를 제외한 2억3771만6945원의 부과처분은 남게 됐다.
이번 판결은 일시적 2주택 비과세 적용이 부인되더라도 가산세까지 당연히 인정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납세자가 세법상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못한 데 ‘정당한 사유’가 있었는지는 본세 부과와 별도로 판단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이번 사건은 2022년 당시 존재했던 전입요건이 적용된 사건으로, 현재 일시적 2주택 비
과세 요건과는 차이가 있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참고 : 수원지방법원 2026-구단-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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