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 최고가격 4주 더 동결…유가 폭등해도 민생안정이 우선

정지은 기자 | 등록2026-09-18 18:30:08

국제유가 100달러 돌파에도 10% 떨어진 환율이 상승 충격 일부 상쇄 '유가 불감증' 우려에 "3∼8월 휘발유 2.1%·경유 8.4% 소비 감소"

 

(조세금융신문=정지은 기자) 정부가 휘발유·경유·등유 등 국내 석유제품 최고가격을 현 수준으로 4주 더 동결한다.

 

중동 정세 악화로 국제유가가 또다시 배럴당 100달러대로 급등했지만 최근 물가 부담과 환율 하락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민생 안정에 방점을 찍는 조치다.

 

18일 산업통상부는 "19일 0시부터 향후 4주간 적용되는 10차 석유 최고가격을 기존 9차 최고가격으로 동결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10차 최고가격은 7∼9차와 같이 리터(L)당 휘발유 1천784원, 경유 1천773원, 등유 1천380원으로 유지된다.

 

지난 6월 말 7차 최고가격을 L당 150원씩 인하한 이후 7∼8월에 이어 9월에도 같은 가격대를 이어가게 됐다.

 

8월 일시적 소강상태를 보였던 미국과 이란 간의 전쟁이 9월 들어 다시 격화하고 후티 반군이 홍해 지역 인근 도시 등을 점거하면서 국제유가는 요동쳤다.

 

지난 16일 기준 두바이유는 배럴당 128.0달러, 브렌트유는 105.8달러,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102.4달러까지 치솟았다.

 

국제 경유 가격 역시 배럴당 201달러에 달하는 등 국제 석유제품 가격도 동반 급등했다.

 

정부는 이러한 유가 급등세에도 민생 안정에 무게를 두고 최고가격 동결을 결정했다.

 

최근의 물가 상승세가 심상치 않아서다. 국내 소비자물가상승률은 6월 3.2%에서 7월 2.8%로 하락했으나 8월에 다시 3.1%로 상승하며 가계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반면 최고가격을 210원 인상했던 지난 3월 4주 당시 1천505원에 달했던 원/달러 환율은 최근 1천358원으로 약 10% 하락해 국제유가 상승 충격을 일부 상쇄했다.

 

양기욱 산업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은 "국제유가 상황과 최근 서민 물가부담, 지난 최고가 지정 동향과 환율 하락 추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석유 최고가격제는 중동전쟁 발발 이후 3월부터 8월까지 국내 소비자물가상승률을 평균 0.6%p(포인트) 인하시키는 효과를 내며 민생경제 방파제 역할을 해왔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인위적으로 석유 가격을 억눌러 에너지 과소비를 부추기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정부는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 이후에도 실제 석유 소비량은 줄어들고 있어 시장 왜곡 우려는 크지 않다고 반박했다.

 

실제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 이후인 3월 둘째 주부터 8월까지 주유소 총소매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휘발유가 2.1%, 경유가 8.4% 각각 감소했다.

 

월별로도 7월은 휘발유 2.2%, 경유 8.6% 감소한 데 이어 8월 역시 휘발유 1.2%, 경유 8.8%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양 실장은 "중동정세 긴장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정부는 석유 최고가격제를 통한 민생 안정을 도모하는 한편 국제유가 변동과 국내 석유 소비 추이 등을 면밀히 살펴보면서 유연하면서 신중하게 최고가격제를 운영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중동 정세 악화에도 국내 원유 수급에는 당장 큰 차질이 없을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산업부에 따르면 9~10월 원유 도입 물량은 전년 평균 대비 90% 이상 확보됐고, 11월 물량도 70% 이상 확보된 상태다.

다만 사우디 동서 파이프라인 피격으로 일부 선적 예정 물량의 도입이 지연될 가능성은 남아 있다. 정유업계는 대체 수송과 중동 내 대체물량 확보에 나서고 있으며, 정부도 비축유 스와프를 다시 가동해 대응하고 있다.

양 실장은 "9~11월까지는 특별하게 물량이나 수급에 대해 큰 걱정은 없다"면서도 "동서 파이프라인 피격으로 일부 지연되는 물량은 대체 수송과 대체물량 확보, 스와프 등을 활용해 메울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달 24일부터 재가동한 비축유 스와프를 통해 지난 17일까지 약 580만 배럴을 공급했으며 추가 신청 물량도 순차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수에즈운하 등 우회항로를 이용하는 물량에는 대여기간 연장과 대여료 할인도 적용하고 있다.

양 실장은 "수급 상황에 특별한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스와프 물량을 필요한 시기에 적절히 공급해 수급 차질이 없도록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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