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10일 임시국회 본회의를 열어 야당의 거부권(비토권)을 무력화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국민의힘은 공수처법 원안에 가까운 수정안을 제출했지만 압도적 의석수에 밀렸다. 국회 본회의 모습 (자료사진)

국회는 10일 임시국회 본회의를 열어 야당의 거부권(비토권)을 무력화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국민의힘은 공수처법 원안에 가까운 수정안을 제출했지만 압도적 의석수에 밀렸다.  

이번에 개정된 공수처법은 처장 후보 추천 과정에서 야당 측 추천위원의 거부권을 사실상 배제한 내용이 골자다. 법이 통과되면서 사실상 연내 공수처 출범이 가시화됐다. 다만 공수처장 후보 선출에 야권의 거부권이 사실상 차단됐다는 점에서 강한 반발도 예상된다.

이날 개정안은 재석 287명 가운데 찬성 187명, 반대 99명, 기권 1명으로 가결됐다.

개정안은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회의 의결 정족수를 7명 중 6명에서 5명(5분의 3)으로 완화하는 내용이 골자다. 현재 추천위원 7명 중 야당 추천 몫은 2명이어서 앞으로 야당이 반대해도 공수처장 추천이 이뤄지게 됐다.

20대 국회에서 통과된 공수처법 원안은 이들 추천위원 7명 중 6명의 동의가 있어야만 처장 후보 추천이 완료되게 했다. 즉, 야당 측 추천위원 2명이 모두 후보 추천을 거부하면 공수처 출범이 불가능했다.

공수처 후보 추천위 구성에도 법정 시한이 생겼다. 10일 내 야당 교섭단체가 추천위 구성에 응하지 않으면 국회의장은 추천위원 야당 몫 두 자리를 한국법학교수회 회장과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이사장으로 갈음할 수 있게 했다.

공수처 검사 자격 요건도 기존 10년 이상 경력에서 7년 이상으로 완화했다. 특히 공수처법 원안에 있던 5년 이상 수사·재판·조사 실무 경력을 삭제했다.

이외에 현재 구성된 추천위원회 가동될 수 있도록 부칙을 뒀다. 개정된 법안은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즉시 공포될 예정이다.

앞서 국민의힘도 공수처법 수정안을 발의했지만 재석 288명 가운데 찬성 100명, 반대 187명, 기권 1명으로 부결됐다.

법안이 통과되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독재로 흥한자 독재로 망한다', '독재자 문재인'이라는 구호를 외치며 강력 반발했으나, 민주당 측은 환호와 박수로 맞받았다.

배준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구두논평을 통해 "민주당은 역사 앞에 부끄러운 줄 알라. 이름이 아깝다"고 강력 비난했다.

배 대변인은 나아가 "이제 정권은 형사처벌을 피할 수 있을 것 같아 안심인가"라고 반문한 뒤, "공수처가 지금은 낳아준 정권을 위해 충견 노릇을 할지 모른다. 하지만 정권 말기에는 생존 논리로 갈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그러면서 "새로 임명되는 공수처장은 단단히 청문회를 준비하기 바란다"며 "울산시장 선거 개입, 라임·옵티머스 청와대 연루 의혹, 월성 원전 관련 조작사건 수사를 은폐 조작한다면 훗날 형사처벌이 기다리고 있음도 알고 오기 바란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