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옥동 신한은행장이 26일 오후 서울시 중구 소재 신한은행 본점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사진=조세일보 DB

진옥동 신임 신한은행장은 해외시장을 미국, 일본 등 기축통화국과 신흥국으로 나눠 투트랙 전략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진 은행장은 26일 오후 취임후 기자간담회를 갖고 “세계 기축통화 역할을 하는 미국과 일본 등 기축통화국의 역할이 중요하다”면서 “기축통화국과 베트남 등 신흥국을 대상으로 차별화된 전략을 펴나가겠다”고 말했다.

진 은행장은 “한국은 10대 경제대국임에도 불구하고 통화의 안정성이 취약하다”면서 “은행이 아무리 잘해도 환율이 급등하면 국내에서 벌어들인 이익이 외국으로 나갈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그는 리먼 브러더스 사태가 돌발하기 직전 일본에 근무할 당시 한국의 CDS(신용부도스와프)가 0.4%에 불과했으나 리먼 사태가 터지자 4%로 10배가 급등했고 국가가 수출로 벌어들인 이익이 송두리째 이자로 빠져나갔다고 상기시켰다.

진 은행장은 “일본의 SBJ(신한 뱅크 재팬)의 경우 리만 사태 때 한국의 신한은행 본사에 2500억엔 정도의 자금을 보냈다”면서 “한국의 통화 변동 리스크와 지정학적 리스크를 감안하면 기축통화 지역에 똘똘한 채널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해외 점포 수로 해외 진출 성과를 평가하는 시대는 지났다”며 “현지 은행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 정도의 형태, 규모, 오퍼레이션 등을 갖춰야 하며 초격차를 벌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진 은행장은 “은행이 고객을 이익창출의 수단으로 보지 않고 고객의 자산을 늘려주고 고객 우선의 조직 문화를 철저하게 구현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고객 중심의 경영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KB국민은행과의 리딩뱅크 경쟁에서 어떻게 승리할 것이냐는 질문에 “재무적으로 이익을 얼마 더 냈다고 해서 그 은행이 리딩뱅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고객을 위한 진정한 리딩뱅크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자영업자인 소호(SOHO)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관련 조직을 강화하고 자영업자의 금리 부담을 줄여주고 고용도 유지할 수 있는 윈윈 전략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진 은행장은 1961년생으로 은행원 생활 38년 중 절반 가까이를 일본에서 근무한 일본통이다. 1997년 신한은행 일본 오사카지점에서 근무해 2009년 오사카지점장, 일본 현지법인인 SBJ은행 법인장 을 역임했다.

진 은행장은 평소 와이셔츠 소매에 'OK'를 새길만큼 매사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여 '오케이 진'이란 별명을 갖고 있다. 그는 조그마한 것부터 시작해 한걸음씩 나아간다는 지론을 갖고 실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