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을 비롯한 고위공무원 등이 정치적인 목적으로 국세청 세무조사에 압력 행사를 금지하는 내용를 핵심으로 한 국세청법 제정법률안이 발의됐다.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사진)은 2일 국세청의 조직과 직원에 관한 내용을 법률로 규정해 정치권력으로부터 독립성과 중립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국세청법 제정법률안'을 국회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제정안에 따르면 정치 세무조사를 원천차단하기 위해 국세청장의 정치적 중립 의무를 법으로 규정하고 세무조사에 개입한 대통령 등 고위공무원에 대해 처벌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조사권 남용으로 문제가 됐던 태광실업이나 이현주 대원어드바이저리 대표 일가에 대한 세무조사 등이 재발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국세공무원의 세무조사권 남용금지 내용도 포함됐다.

국세공무원의 특수한 업무속성을 고려해 인사상의 특례 내용을 포함시키고 국세청의 기본조직 및 직무범위에 대한 내용도 제정안에 넣었다.

심 의원은 국세청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국가권력의 정치적 의도와 필요에 따라 자의적인 세무조사를 진행했다는 의혹을 받는 경우가 많아 국세청법 제정안을 발의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국세청에 50개의 개혁 권고안을 제시한 국세행정개혁TF에서도 국세청의 정치적 중립을 위해 '국세청법 제정'이 필요하다는 안을 제안했으며 타 부처 고위공무원이 세무조사에 대해 개입했을 경우 형사처벌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국세기본법에 반영하라는 권고안도 제시했다.

국세청은 감사원, 검찰청, 경찰청, 국가정보원과 등과 함께 5대 권력기관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감사원, 검찰청, 국정원만 독자적인 조직법을 두고 있으며 경찰청과 국정원은 소속직원에 관한 법을 두고 있다.

반면 국세청 일반 공무원법에 묶여있어 과거부터 국세청법 제정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심 의원은 "국세행정개혁TF 발표에서 보듯 세무조사권을 남용한 사례가 있었던 것이 알려졌고 태광실업, 다스 세무조사 등 정치적 세무조사 논란이 일면서 조세정의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크게 금이 간 실정"이라며 "국세청의 세무조사권 남용에 대한 국민적 불신이 만연해 있는 만큼 조세정의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국세청법 제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치권력으로부터 독립성·중립성을 보장하고 국세공무원의 전문성까지 확보된다면 국세청이 국민의 신뢰를 더욱 얻는 기관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며 "이와 함께 청렴성과 전문성을 높여 국세청이 건전한 국민경제에 이바지할 수 있는 다양한 제도적 장치 역시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