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골당 분양업자가 납골당 증설을 허가 받지 않아 재산적 가치가 없는 상태에서 분양권을 양도했다면 부가가치세 부과대상이 아니라는 대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은 “봉안당 사업에 필요한 기본적인 자격 요건조차 구비하지 못한 자가 봉안당을 증설할 수 없는 상태에서 이전한 봉안당 분양권은 이를 현실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것으로서 객관적인 재산적 가치가 있는 권리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봉안당 분양권 양도는 부가가치세 과세거래인 재화의 공급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고 판결하였다. 

봉안당이란 용어는 낯설지만 「장사 등에 관한 법률」에 의하여 법률용어로 쓰이게 됐으며 일반적으로 납골당으로 불린다. 봉안당 분양권은 이러한 시설에 유골을 안치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하며 사고파는 거래의 대상이 된다. 

그런데 봉안당 분양권을 양도하는 경우 부가가치세가 부과될까? 특히 이 사건과 같이 봉안당 사업을 영위하는 분양권 양도인이 봉안당 사업에 필요한 자격요건을 갖추지 못한 경우에도 부가가치세 부과 대상으로 보아야 할까? 

부가가치세는 재화나 용역의 사용∙소비 행위에 부과되는 세금으로서 재화를 공급할 때 부과된다. 따라서 재화가 무엇을 뜻하는가를 밝히는 것은 부가가치세가 부과되는 거래인지를 정하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세법에 봉안당 분양권의 양도는 부가가치세가 부과되는 거래라는 규정이 있다면 별 문제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세법은 ‘재산적 가치가 있는 모든 권리’ 가 부가가치세 부과 대상인 재화라고 정하고 있을 뿐이다. 더욱이 세법은 어떠한 권리가 ‘재산적 가치’를 가지고 있는지에 관하여도 별도로 설명을 하고 있지 않다.  

대상 판결에서 대법원은 부가가치세의 과세대상인 ‘재산적 가치가 있는 권리’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①그 권리가 현실적으로 이용될 수 있고 ②경제적 교환가치를 가지는 등 객관적인 재산적 가치가 인정되어야 한다고 하였다.

대상 판결에서 납세자는 종전 사업자가 대량의 봉안당 증설을 계획하고 있던 상태에서 봉안당 사업을 인수하였을 뿐 사업에 필요한 기본적인 자격요건조차 구비하지 못한 상태에서 관련 기관에 봉안당 증설 신고를 하였다. 위 신고는 관련 기관으로부터 당연히 거절(반려)되었다. 

대법원은 이러한 점에 주목하여 납세자가 양도한 봉안당 분양권은 현실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것으로서 객관적인 재산적 가치가 있는 권리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보았다. 

또한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관련 행정소송의 패소 판결이 확정됨에 따라 납세자가 최종적으로 봉안당을 설치할 수 없었던 사정 또한 대법원의 판단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 판결은 부가가치세 과세 대상인 재화의 일종으로서 ‘권리’에 해당하려면, 그 권리가 현실적으로 이용될 수 있고 경제적 교환가치를 가지는 등 객관적인 재산적 가치가 인정되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부가가치세 부과 대상인 ‘재산적 가치가 있는 권리’의 판단 기준을 밝힌 최초의 판결이다.

  

다만 특기할 점은 대상 판결은 부가가치세 포탈이 문제된 형사판결이라는 점이다. 향후 판례의 축적을 통하여 재산적 가치가 있는 권리의 판단 기준이 좀 더 명확하게 정립될 것으로 기대한다. 대법원2015.6.11.선고 2015도1504 판결